경영난에 빠진 전기차 충전기 업계, 수익성 악화 심상치 않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4.16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차 충전기 제작업체들의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다. 승자독식 구조가 팽배해지면서 기술기반의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경영난으로 다른 산업으로 재편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산업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놓였다.

가격경쟁, 자본력 있는 기업의 경쟁력인가? 횡포인가?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이제 막 날개를 달고 비상해야할 전기차 충전기 업계가 마태효과가 고착화되는 등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의 덤핑 또는 단가 후려치기가 성행해 일부 기술기업들 사이에 패배주의도 만연해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영세기업들이 고사할 위기에 몰렸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충전기 업계에 따르면 완속 시장에 이어 급속충전기 시장에서도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원인으로 도를 지나친 가격경쟁을 지목했다.

충전기 업체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할 의지도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제했다. “급속충전기 입찰에 참여하면 기백만원이라도 수익이 있었다면 현재는 대량입찰의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 업계가 마태효과가 고착화되는 등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전기차 충전기 업계가 마태효과가 고착화되는 등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반복되는 빈익빈 부익부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입찰에서 그나마 수익을 봤던 것이 3~4년 전이다”며 “입찰에 참여하고, 실적이 있어야 향후 사업을 할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입찰에 들어갈 뿐이지...”라며 말을 삼켰다. 이 업체는 현재 단품위주의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본력 있는 기업들의 입찰가격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고 단언하면서 최근 사례를 제시했다. “1,800만원이 본전인 사업에 1,300만원으로 입찰가를 써내 낙찰을 받더라”며 “자본력이 있으니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따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동종업계의 경쟁사들의 씨를 말리려는 의도는 아닌지 궁금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수 있다. 진입 기업들의 기술평준화와 경쟁 구도의 재편 등이 일단락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이와 같은 수준에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은 여전히 동반성장을 목표해야 할 시기라고 밝히고 있고, 때문에 스스로 제살 깎기식 경쟁을 일삼으면서, 기술개발보다는 중국기술의 채용으로 단가 줄이기에만 급급한 점 등 주요 문제점에 대한 제동과,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수익감소와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다.

기술기반의 충전기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기술기반의 충전기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충전기 모듈 등 기술기업들 떠난다

영세기업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 전기차 충전기 제작업체 대표는 “입찰은 언감생심, 들러리 역할만 할 뿐이다”며 “규모 있는 충전기 업체들이 국산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마케팅 수단으로 가격만 들고 나오니 우리 같은 기업들은 사업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술기업들의 기술사장도 우려된다. 충전기 내부 모듈 등을 국산화하고, 시장에 공급하던 한 업체는 최근 EMS 등 솔루션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산 모듈을 선택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술기업들의 수익구조가 붕괴되고 있고,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으레 일어나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급속충전기 제조사의 99%가 공랭식을 사용하고 있는 데 발열을 잡기위해 그들이 어떤 방법과 기술을 선택하고 있는지 제대로 들여다본다면 현재의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며 “최소한의 기술 정체성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미래의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면 말이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