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바닥 찍었다… 2020년 경제성장률 2.3%로 소폭 상승 전망
  • 최기창 기자
  • 승인 2019.12.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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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 회복 기미 보여, “혁신역량 강화 필요해”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2020년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 지속성장이니셔티브(원장 서영경)는 12월 17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2020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4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내년도 경제 성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사진=한국상공회의소]
한국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사진=한국상공회의소]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완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한국은행 조사국 이정익 차장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2.0%에 그칠 것”이라며, “올해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기록한 2.7%보다 다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 갈등, 브렉시트, 중동 및 남아메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차장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 불확실성을 높인 주된 요인”이라며, “증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의사 결정을 쉽게 할 수 없어 경제 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소비 심리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의 경제 성장률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설명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주요국들의 성장 역시 둔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경제가 하반기부터 꾸준하게 부진하다. 교역량도 크게 줄었다. 북한과 홍콩, 브렉시트 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며, “글로벌적으로 비교하면, 우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 GDP 성장률 소폭 반등… 소비 심리 회복 기미 보여

한국은행은 2020년 성장률이 소폭 개선된 2.3%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이 올해와는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그동안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왔던 재정 지출 확대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의 재정 확장을 바탕으로 한 소비 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에 따라 내년 들어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부진했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반등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이 차장도 “소비 심리가 개선될 기미가 보인다.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 등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민간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설비 투자와 수출이 개선될 것이며, 민간 소비도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내수 기여도가 완만하게 증가할 듯 보이며, 수출 기여도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올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액임금 증가세 유지, 꾸준한 취업자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 증가를 제한할 수 있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 투자 확대도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지난해 2.8% 감소한 설비 투자 부문은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올해 들어 무려 7.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설비 투자가 반등세로 돌아서 4.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이정익 차장은 소비 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은행 이정익 차장은 소비 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는 설비 투자를 둘러싼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 차장은 “앞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가 개선될 것”이라며, “IT 부문을 중심으로 내년 중 설비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경기가 회복, 5G 도입 확대 등으로 내년 중반 설비 투자 분야가 개선될 것이다. 글로벌 불확실성도 완화돼 교역량도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야별로 다소 상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SOC 관련 예산 증가로 인해 비주거용 건물과 토목 분야 등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거용 건물 분야는 여전히 공사물량 축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경제 성장을 이끌 변수다. 정부 R&D 예산 증가와 기업 매출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에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신기술 기반 소프트웨어 수요 확대 등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긍정적인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특히 경제 성장의 한 축인 민간 분야의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올해 1~9월의 민간 성장기여율은 25%를 기록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가자들 역시 “한국은행의 분석은 민간의 부정적인 실질 경기 체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민간의 성장모멘텀 강화를 위한 기업과 민간의 혁신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정부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소개한 뒤 “기업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파, 과학기술, 데이터 분석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 R&D 확대,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를 통한 불확실성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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