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특집 ②] 다시금 화두에 오른 스마트팩토리… 모션컨트롤 시장 새 바람 불까
  • 김관모 기자
  • 승인 2020.06.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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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글로벌 이슈로 변화 예고… 높아지는 자동화 요구 모션컨트롤 시장도 활성화 기대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올해 초 모션컨트롤 시장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 특히 모션컨트롤 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대면 접촉을 줄이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들은 이동제한명령(Movement Control Order, MCO)까지 내릴 정도로 강력한 통제 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는 제조 산업과 마케팅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많은 모션컨트롤을 비롯한 자동화 제품 관련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많은 업체들이 대면에서 비대면 업무로 전환하면서 업무체계는 물론 비즈니스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변화가 자동화 및 스마트팩토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한 스마트팩토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dreamstime]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한 스마트팩토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dreamstime]

사상 초유의 셧다운에 제조업 천문학적 타격

먼저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는 공급망이다. 시장조사기간 옴디아(Omdia)는 공급 측면에서 운송 제한으로 인해 원자재와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공급 압박이 심해지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굴지기업들도 원자재의 공급 중단과 일부 국가들의 MCO로 인해 셧다운(일시 폐쇄) 조치를 취해야 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는 미국은 한달 반 동안의 셧다운으로 무려 4,000만명 가까이 일자리나 소득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옴디아는 수요 측면에서 다운스트림 생산 기업의 수요가 약해지면서 중류 및 상류 생산 기업의 재고 역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제조 산업의 어려움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단기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예측도 함께 내놓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아시아와 태평양 국가의 경우 3개월의 격리조치 시나리오에서 1.7조 달러, 6개월의 격리조치 시나리오에서 2.5조 달러의 경제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바이러스 발병국 중국의 피해 역시 막대하다. 특히 첫 발병지였던 후베이시는 중국 4대 자동차 생산기지 중 한 곳으로 작년에만 전체의 8.8%에 이르는 24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곳이다. 이곳의 제조업은 중국 전체의 약 4%를 차지한다. 또한,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공장 역시 이곳에 대거 위치해있다.

그러다보니 모션컨트롤 관련 시장도 어려움에 처해있다. 미국 시장조사전문업체 Reportlinker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모션컨트롤러(공작기계, 포장장비, 및 섬유장비)의 수요는 지난해 2018년보다 4.2% 감소한 71억5,000만 위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사태의 영향으로 운영률이 낮은 산업이 더욱 악화되면서 장비 수요도 4.6%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국내 상황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월 초에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업종별 피해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의 76.2%가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내용 가운데 절대적으로 많은 수(81.2%)가 ‘내수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였다. 한편,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보다 53만8,000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중소기업의 수출액도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3.3%나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 전염이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다지만 다른 국가들이 여전히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내 경제의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그러다보니 국내의 한 모션컨트롤 업체는 “중국에서 들어와야 할 부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올해 1분기 매출도 30% 이상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글로벌 모션컨트롤 업체는 “올해 초에 예정됐던 심토스와 세미콘 등이 연기되면서 올해 준비했던 제품의 출시 및 발표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본사에서 모든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이 떨어져서 온라인이나 SNS를 활용해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발발 이전과 이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020년 모션컨트롤 매출 상승률 비교표 [자료=옴디아]
코로나 발발 이전과 이후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020년 모션컨트롤 매출 상승률 비교표 [자료=옴디아]

재조명 받는 스마트팩토리 및 자동화 산업

반면, 이번 사태가 오히려 혁신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비대면과 자택근무가 늘다보니 무인 자동화나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를 가려내는 진단키트나 마스크 생산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많이 활용되면서 그 역할이 크게 강조됐다.

옴디아는 “자동화 부문의 관점에서 볼 때 2020년은 기업들이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증강현실을 통한 원격 안내와 장치 모니터링을 통한 고장 경고, IIoT 기반 지능형 서비스 활용 기술의 요구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IIoT 적용이 늘어남에 따라 모션컨트롤 시장의 성장이 더욱 자극받게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모션 제어 제품 및 5G 개발은 원격 진단, 실시간 반응 및 예측 유지 보수를 제공해 산업 장비 및 기계류의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모션컨트롤 시장은 계속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Untact) 산업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업용 로봇과 원격 자동화, AI, 드론 등의 관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도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에서 로봇 채택은 생산성 향상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재성장의 동력을 얻기 위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유망기술’ 가운데 △비대면·원격사회로의 전환 △바이오 시장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스마트화 가속 등을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 및 8대 대응 과제’를 제시하고, 비대면산업인 5G와 디지털 인프라,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산업전략을 올해 하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션컨트롤 업체들 역시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를 노리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 예정됐던 제조업 관련 컨퍼런스와 전시회, 로드쇼 등도 하반기에 몰려있다. 전 세계적인 임팩트와 맞물려 산업 자동화 및 스마트팩토리 시장에도 다시금 새로운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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