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산업단지 내 재생에너지 도입, 특히 태양광 기반 전력 자립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국가 전략 모두에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남 나주가 RE100 기반의 에너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한전 등 에너지 공공기관이 밀집한 지역적 강점 위에, ESS 구축과 가상 PPA 체계 도입 등 선도적인 공급 시스템을 결합해 에너지 산업의 거점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주는 이를 통해 기술·인력·기업이 모이는 실질적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본지는 나주시 강상구 부시장과 나주시의 에너지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의미와 계획, 태양광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전략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강 부시장은 “이번 국가산단은 산업단지를 넘어 지역 일자리, 교육, 기업 생태계를 통째로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에너지로 먹고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말뿐인 에너지 수도가 아닌 진짜 일자리와 기술, 사람이 모이는 도시로 나주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나주시 강상구 부시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나주시 에너지 산업의 미래 전략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부임했다. 부시장으로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나?

나주가 에너지 중심 도시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산업단지 하나 조성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의 일자리, 교육, 시민 생활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다.

첫째는 실질적인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기업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 교육·연구 연계가 핵심이다. 둘째는 시민 체감이다. 아무리 큰 사업이라도 주민이 체감하지 못하면 성공이라 할 수 없다. 행정과 제도 정비를 병행하며 주민참여와 수용성 확보를 추진 중이다.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조성이 갖는 지역적·산업적 의미는 무엇인가?

국가산단 조성은 나주가 대한민국 에너지 미래를 이끌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단순한 개발 사업을 넘어 행정 중심 도시에서 산업 중심 도시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청년과 전문인력이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측면에서도 나주는 한전 본사를 비롯해 KDN, KPS, 전력거래소 등 주요 에너지 공공기관이 집적된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수소, 전력망 등 차세대 에너지 산업이 결합된다면 명실상부한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국가산단 조성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전환 전략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한 지방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에너지 미래를 견인하는 전략적 거점으로서 나주가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 기회를 통해 일자리가 생기고 기업이 모이며 사람이 돌아오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사진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토부 에너지 국가산단 조성지로 선정된 나주시 왕곡면 덕산리 일원, 한전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이 집적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의 야경 전경,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토지이용계획도, 나주시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 조감도 [자료=나주시]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는 RE100 산단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계획은?

나주시가 조성하려는 에너지 국가산업단지는 RE100 기반의 산업단지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인프라 계획도 함께 수립하고 있다. 우선 단지 내 한전의 ESS 입찰을 통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입주 기업들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가상 PPA 시스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산단 내 기업들의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수급을 위해 어떤 공급 체계를 염두에 두고 있나?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지 않나. 이에 나주시는 가상 PPA 방식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ESS를 활용해 비가 오거나 일사량이 부족한 날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전과 관련 전문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최적의 재생에너지 공급 체계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 위치도 [이미지=국토부]

한국전력, 대학 등 지역 기관과의 협업이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나주에는 △한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KENTECH) △전력거래소(KPX) △한전KDN △한전KPS 등 에너지 관련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 이들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실증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전은 R&D 및 해외진출 지원을, 켄텍은 고급 인력 양성과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 육성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에너지 허브, 고부가가치 산업단지의 대표 모델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은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으며 지역 특화산업 육성, 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 친환경 산업 생태계로의 전략적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에너지 기관들과의 긴밀한 산학연관 협력은 필수적이다.

나주시에는 많은 에너지 기업이 있다. 지역 에너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어떻게 마련해나갈 계획인가?

기업이 많다고 해서 생태계가 건강한 것은 아니다. 기업 간 협력, 기술 혁신, 인력 양성까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비로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첫째, 기존 조례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게 정비할 계획이다. RE100과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 시제품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셋째, 산·학·연 협업을 더욱 체계화하고, 특히 신재생에너지 기업과 주민이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 사업이나 재생에너지 펀드 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나주시가 미래 에너지 산업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개최한 '글로벌 에너지포럼 2024' 참가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나주시]

나주시가 추구하는 ‘에너지 전환 시대의 선도 도시’로서의 중장기 비전은?

이제는 에너지가 곧 경쟁력이 되는 ‘전기주권’의 시대다.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는 2050년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나주는 다수의 에너지 기업과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공과대학인 켄텍이 위치해 있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의 최적지로 평가받는 등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주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에너지로 먹고사는 도시’다. 단지 에너지 수도를 표방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생기고 기술이 모이며,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

그 핵심에는 에너지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RE100, 수소, 분산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교육·연구·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나아가 100년의 미래를 내다보며 나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에너지 혁신이 활발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기반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시의 책임이자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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