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보조금에 따른 독일 태양광 시장의 변화
  • 전시현 기자
  • 승인 2017.10.18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 태양광 정책의 변화와 시장 현황

[Industry News 전시현 기자]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대체연료 개발에 대한 필요성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해온 독일은 지난 2009년에 전체 에너지시스템 전환을 목표로 ‘에너지전환’을 천명했다.

이보다 앞서 1990년 신재생에너지 투자 촉진을 위해 지역단위별로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2000년에는 원전폐지를 결정하고 재생에너지법(EEG : Eneuerbare Energien Gesetz)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전국 단위의 FIT를 확대 실시했고, 현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30%를 달성, 2035년까지 55~60%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 = 드림스타임]
[사진=dreamstime]

2017년 4월 중순, 독일의 최대 태양광 시설 제조기기 업체인 솔라월드(SolarWorld)사의 파산은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약 5년 전 독일의 주요 태양광 에너지 기업이었던 큐셀(Q-Cells), 솔론(Solon)의 파산에 이어, 이번 솔라월드사의 파산은 독일의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보조금의 역습, 기술 및 생산력 저해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도 그렇지만 중국과 같은 값싼 외국 태양광 기자재가 독일 기업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EU와 독일의 재생에너지법의 보조금 정책 역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한다. 1990년대에 독일 정부는 태양광 전지 산업 보조금 정책으로 EEG 정책을 도입했는데, 도입 목적은 태양에너지의 단가를 낮춰 기존의 발전 산업과 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태양광 발전기술의 가격을 고정시켜 국내 태양광 산업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와는 반대로, 독일 태양광 발전기업의 효율적이고 발전된 기술 생산력은 오히려 저해되고 말았다.

막스 에른스트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첫째, 이 정책은 독일 및 EU 내의 태양광 발전기기 제조업체의 후원을 목표로 시행됐지만 보조금을 통해 태양광 산업의 전반적인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절하되면서 독일 기업의 R&D 자금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둘째 이 정책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태양광 설치 가격을 낮춰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됐지만, 동시에 독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기술 가격을 그대로 유지시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되면서 독일 태양광 기업들의 기술 개발 동기가 약화됐다. 셋째로 보조금 지원 때문에 독일 기업이 외국 기업과의 경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기술 개발이 지체됐다. 일례로 현재 운영되는 유럽 내 태양광발전 기업 중 일부는 알루미늄 틀, 신호 변환기와 같은 광전지 제품을 아시아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광전지 제품들은 표준적인 세계 시장 가격을 따라갈 수 없으며 이에 따라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따라 독일 시장은 태양광 에너지 사용규모에 있어서는 선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면서도, 생산기술에서는 다른 국가에 추월당한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독일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 결과 [자료: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독일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 결과 [자료: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독일의 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태양광 발전의 비중
앞서 언급한대로 2016년 독일의 총 발전 전력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신재생에너지는 독일 내에서 가장 비중이 큰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다만 2016년 독일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년 대비 성장 규모는 +187.4TWh에 불과했다. 일조량과 풍량이 줄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것이다.

2016년 현재 풍력은 청정에너지의 12.3%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바이오매스와 5.9%의 태양광이 그 뒤를 이었다.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은 가스 발전규모를 전년 대비 26% 이상 성장하게 했으며, 원자력과 석탄 발전 규모는 전년 대비 2016년에 다소 감소했다.

지난 20년간 총 발전전력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은 6%에서 26%로 성장했다. 2014년도에는 전기 발전 비중을 신재생에너지가 주도했고, 현재 독일은 생산 용량, 생산량 그리고 투자규모 부문에서 전 세계 최고 5개 국가에 속한다. 계획에 따른 산업 확대가 충실히 진행된다면, 향후 10년 안에 신재생에너지는 독일의 전력 수요의 40%를 감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년간 풍력, 바이오매스 그리고 태양광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3,600만 가구의 전력 수요에 달하는 1,260억kW의 전기를 생산했다. 

독일 태양광에너지협회에 따르면, 독일의 연방 주 중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는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주로 전체 발전전력의 76%를 차지했으며,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Schleswig-Holstein)가 66%,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가 62%로 그 뒤를 이었다.

독일의 에너지 전환정책(Energiewende)은 화석 연료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교체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장기 정책이다. 
하지만 이러한 야심적인 녹색에너지 정책이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독일 신재생에너지협회는 이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92%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대체 연료 사용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65%에 달하는 독일인들이 청정에너지를 자가 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컨설팅 업체 PwC가 수행한 다른 설문에서는 독일의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정부 정책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가 ‘원자력 발전소의 단계적 폐쇄’를 꼽았다. 27%의 응답자는 ‘화석연료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원 전환’에 동의했고, 18%는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은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출량 감소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