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겪는 美 태양광, 가짜뉴스 확산으로 부지 확보 ‘제동’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2.05.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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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 확보, 식물 식재 등 주민수용성 향상에 총력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미국 제46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을 추진 중인 미국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미국 태양광 시장이 토지 소유주와 주민들의 반대로 태양광발전단지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utoimage]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50년 태양광 전력 비중을 45%까지 확대시켜야 하지만, 토지 소유주와 주민들의 반대로 태양광발전단지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발전은 미국 전체 전력의 3%를 공급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Department of the Energy, DOE)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매사추세츠주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0년 대비 재생에너지 개발 선호도 10% 하락

미국 내에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을 위해 필요한 부지는 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평지이면서, 송전 인프라와 가까워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그러나 최근 지방정부와 활동가 단체 등이 심미적 이유, 건강이나 안전에 대한 우려, 경작지와 야생동물 서식지 감소 등을 이유로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에 반대해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려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프로젝트 추진이 중단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이를 통한 잘못된 정보 확산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반대 움직임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2년에 실시한 설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을 지지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6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의 79%에서 감소한 수치로, 특히 공화당이거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43%만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찬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기업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2021년 허가 단계에 있던 태양광발전설비 프로젝트 중 취소된 프로젝트의 규모가 1.7GW에 달했다. 같은 해 증설된 대규모(utility-scale) 태양광 발전설비용량의 10% 수준으로, 이는 주민 반대로 초기 단계에 취소된 프로젝트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또한, 콜롬비아대학교 법학대학원이 미국 내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103개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개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아지는 주민수용성 극복을 위해 일부 주에서는  주로 매립지나 다른 비선호 지역에서 태양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태양광발전단지에 수분 매개 곤충(꿀벌 등)이 좋아하는 식물의 식재를 장려하고 있다. [사진=utoimage]

태양광, 허가 취득과 부지 확보가 가장 큰 장애요인

재생에너지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는 레벨텐에너지(LevelTen Energy)가 2021년 44개 태양광 개발사를 대상으로 태양광 프로젝트에 장애 요인을 조사한 결과, 허가 취득(52%)과 부지 확보(20%)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송전선 연결과 공급망 혼란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태양광 프로젝트 반대 운동이 증가하면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는 유틸리티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지연되는 등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일례로, 노던 인디애나 퍼블릭 서비스(Northern Indiana Public Service)는 2028년까지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 설비용량 2GW 이상을 폐쇄하고, 이를 풍력과 태양광으로 대체할 계획이었다.

이에 금년 가동을 목표로 200MW 용량의 분 카운티(Boone County)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돼왔다. 그러나 지난해에 주민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낮아지는 주민수용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주민 반대를 극복하기 위한 주정부의 노력 사례로, 뉴저지주는 주로 매립지나 다른 비선호 지역에서 태양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태양광발전단지에 수분 매개 곤충(꿀벌 등)이 좋아하는 식물의 식재를 장려하는 것으로 환경적 이유로 제기된 태양광발전소 건설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산에 있어 주민수용성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국내 역시 부정적 인식으로, 재생에너지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미국 태양광 시장이 비슷한 이유로 동병상련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슬기로운 극복 사례를 참고해 태양광 시장의 긍정적 확산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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