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반고체 배터리 제조 기술 개발… 전해질 유출 없어 안전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10.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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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성 확보 및 상용화 이점으로 차세대 배터리로 응용 기대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액체 전해질은 인화설 물질로 배터리 밖으로 샐 수 있어 누액이 발생하거나 화재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전자선을 이용해 기존 배터리와 성능은 같지만 더 안전한 반고체 배터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찬희 박사가 전자선을 이용해 제조한 반고체 리튬이온 배터리의 장기 사용 안정성 평가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첨단방사선연구소(이남호 소장) 방사선연구부 정찬희 박사 연구팀이 ‘전자선 기반 반고체 배터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월 13일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액체 배터리 대비 성능 저감이 없고, 화재 및 폭발에 대한 안전성이 향상된 반고체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투과력이 높아 배터리 내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전자선의 특징에 착안했다. 이로써 전자선을 조사하면 액체가 반고체 형태로 변하는 전자선 감응형 반응물을 개발했다.

연구원이 개발한 반응물은 기존 액체 전해질에 두 종류의 단량체(비닐렌 카보네이트와 2-시아노에틸 아크릴레이트)와 가교제를 혼합시킨 것으로 전자선을 조사하면 반고체로 변한다. 배터리 내부의 양극, 지지체 및 음극 사이의 공간에 액체 상태의 전자선 감응형 반응물을 채운다. 10MeV 전자선을 조사하면 배터리 내부의 액체 반응물이 겔 형태의 반고체 전해질로 변한다.

전자선을 이용한 반고체 리튬이온배터리 제조 과정 [자료=원자력연]

연구원이 개발한 반고체 배터리의 단면과 원소 분포를 분석한 결과,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확인했다. 배터리 내부에 반고체 전해질이 빈틈없이 고르게 형성돼 성능은 뛰어나면서 겔 형태로 밖으로 유출되지 않아 안전성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더불어 장기 사용 안정성 평가 시험을 통해 방전용량 변화를 기존 배터리와 비교한 결과, 상온에서는 유사했고 60℃ 고온에서는 방전용량 감소가 더 적어 우수한 고온 안정성을 확인했다. 또 제조 과정이 현재의 상용 리튬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수 분 이내의 전자선 조사 공정만 추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용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판 9월 23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정찬희 박사는 “이번 성과는 현재의 배터리 제조 공정에 전자선 조사 공정을 더해 상용 수준의 성능 개선과 양산성 확보가 동시에 가능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성이 더 강화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제조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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