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일본 도쿄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매장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백화점이 일본에 K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정규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첫 정규 매장은 도쿄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입점하며 1~2개월 단위로 브랜드가 바뀌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운영된다.
입점 첫 브랜드는 K팝 아이돌 가수들이 착용해 유명세를 탄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 ‘트리밍버드’다. 오는 10월 16일까지 일본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빈티지 스타일의 와이드 팬츠 등 대표 상품을 소개한다.
이번 정규 매장 개점은 현대백화점의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사업모델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부터 경쟁력 있는 K브랜드를 해외에 선보이는 더현대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일본에서 총 43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은 정규 매장이라는 점에서 기존 팝업스토어 형태보다 입지 전략과 운영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델이다.
자체 유통망을 구축함에 따라 안정적인 유통 기반 확보와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 측면에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정규 매장 운영과 현지 마케팅을 위해 지난 5월 일본 패션 스타트업 메디쿼터스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메디쿼터스는 2020년부터 일본에서 온라인 패션몰 ‘누구(NUGU)’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마케팅에 강점을 보이며 현재 가입자 수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메디쿼터스는 그간 일본 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현지 리테일 네트워크와 수출입 및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 오픈을 위한 키 테넌트(key tenant) 공간 확보, 매장 운영, 현지 MZ세대와의 디지털 접점을 활용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지원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중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약 660㎡(200평)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로 열고, 현대백화점만의 큐레이션 철학에 부합하는 약 10개 K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도쿄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일본 핵심 상권 도시에서 5곳의 리테일숍을 개점하며 순차적으로 매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더 많은 K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기 위해 이르면 연내 누구(NUGU) 온라인몰 안에 더현대 글로벌관(가칭)도 오픈한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도 아우르는 채널 전략으로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며 일본 내 더현대 글로벌 사업 입지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일본 사업 확대를 기반으로 대만과 홍콩 등으로 해외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는 현지 리테일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오는 10~12월 K브랜드를 대거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위주인 오프라인 리테일의 성장성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차별화된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 한계를 돌파한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의 구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현대 글로벌 사업의 브랜드 소싱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유통 모델을 다변화하며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