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문기수 기자] NS푸드페스타 기간 진행된 하림퍼스트키친 투어가 '초신선 공급망' 완성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NS푸드페스타가 시작된 26일 전라북도 익산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림퍼스트키친투어가 시작됐다. 기자가 하림퍼스트키친을 방문하는 것은 NS푸드페스타가 서울 양재에서 익산으로 자리를 옮겼던 2022년 이후 4년만이다.
NS푸드페스타와 하림퍼스트키친이 4년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간접적으로 접해왔지만, 실제 현장으로 가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하림퍼스트키친 투어의 시작은 거대한 냄비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시작됐다.
냄비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처음 들어온 공간은 동서남북 4면과 천장까지 모두 스크린으로 구성된 방이었다. 방안은 갑자기 물로 가득차고, 닭고기와 야채들이 들어왔다. 이윽고 재료들은 부글부글 끓어올라 하림의 미식라면에 쓰이는 액상스프가 됐다.

더 미식 라면의 스프를 만드는 과정이 담긴 동영상 시청이 끝나자 투어가 시작되기 전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건냈던 하림 김홍국 회장의 말이 떠올랐다.
김홍국 회장은 "하림 미식라면은 닭고기를 저온으로 20시간 동안 끓여서 만든다. 일반 라면의 경우 MSG와 감미료로 만들어 한 개에 원가가 100원에서 150원정도가 들어가지만, 미식라면의 액상스프는 10배에 달하는 1000원 가량이 소요된다"며 "우리는 스프 하나도 장인정신으로 만든다"며 식품을 대하는 '장인정신'에 대해 역설했다.
김 회장은 하림퍼스트키친에 대해 "퍼스트 키친이란 첫번째 부엌을 뜻한다. 예전에 우리가 어릴적 부엌은 집안의 공간의 30%를 차지했다. 김치도 직접 만들어먹어야 했고, 간장, 된장은 물론 많은 것을 직접 해 먹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들을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현대에 들어와 집안에서 부엌이 차지하는 공간은 7%로 줄어들었다"면서 "하림은 첫번째 부엌인 하림퍼스트키친에서 신선한 식품들을 직접 만들고, 집에 있는 두번째 부엌에서 식품들을 데워 먹기만 해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퍼스트키친 내부로 들어가자 처음 만날 수 있었던 공간은 더 미식 라면 등 다양한 면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이었다.
美항공우주국(NASA)과 버금가는 수준의 청결도를 가진 클린룸에서 생산되는 더 미식 라면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쉼없이 움직였다. 빠르게 움직이던 라면 제품들은 정교한 로봇 팔에 들려져 박스에 포장되는 것으로 임무를 마쳤다.
하림이 강조하던 장인정신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증거는 늘어난 생산설비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듯 했다.
2022년 당시에는 라면 생산 라인이 단 2개뿐이었지만, 현재는 총 4개의 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밥 라인 역시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22년 1개 라인에 불과했지만, 현재 2개로 라인이 증설돼 있었다.
미식 밥은 2022년 출시 초기에는 즉석밥 시장의 강자들과의 경쟁에 밀려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4년동안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아 생산라인을 확충했다.

이같이 꾸준히 성장한 라면, 즉석밥 제품 라인들과 함께 지금까지 부족했던 배송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해준 FBH(Fulfillment By Harim)도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FBH는 하림의 최첨단 풀필먼트 센터로, 중간 유통 과정 없이 가장 신선한 상태의 식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정상가동이 시작됐다.
기존의 제품들은 제품이 만들어진 뒤 우선 택배회사들의 터미널을 거치고, 터미널에서 상하차 작업을 거쳐야만 가정으로 배송이 가능했다.
하지만, 하림퍼스트키친에서는 FBH를 통해 생산과 동시에 포장되고 배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림은 제품이 높은 신선도를 가진 상태에서 배송이 가능해졌다.
FBH는 하림퍼스트키친에서 생산된 면, 즉석밥, HMR(가정간편식) 들을 만들어진 즉시 배송할 수 있다. 하림은 다양한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 상온, 냉장, 냉동 제품을 모두 함께 담을 수 있는 배송 박스를 개발했다.
설명을 받은 최태희 하림 물류관리팀 팀장은 FBH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자동화된 최첨단 포장시스템을 꼽았다.
최 팀장은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주문을 하게 되면 주문 정보를 갖고 어떤 상자가 필요할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추천해준다"면서 "아이스박스만 해도 다섯가지 규격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온 역시 다섯가지 규격을 가지고 있다"며 "만두, 라면, 즉석밥 어떤 제품을 주문하더라도 그에 맞는 박스를 시스템에서 추천해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컨베이어 시스템과 트레이 자동 공급 시스템, 상품을 적치하는 랙 등 온갖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성된 FBH는 하루 최대 7만건의 배송 주문도 처리할 수 있다고 최 팀장은 강조했다.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하림은 FBH도 구축했지만, 라면이나 즉석밥 같은 상품들은 초신선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배송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다른 곳과 큰 차별점을 보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하림은 즉석밥, 라면과 같은 인스턴스 제품에 그치지 않고 FBH로 인해 강화된 배송경쟁력을 활용하기 위해 초신선 음식 플랫폼 '오드 그로서'도 구축했다.
하림 퍼스트키친 제품 생산 시설 투어 뒤에는 오드 그로서 팝업스토어도 체험할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 담당자는 오드 그로서의 장점으로 농장에서 수확하자마자 고객에게 배송하는C2C(Cut To Consume)을 강조했다.
오드 그로서 담당자는 "오드 그로서를 통해 주문하면, 제품을 당일 수확해 고객에게 전달이 가능하다"며 "물류 보관 시간을 없애고, 수확과 주문이 즉각적으로 진행되는 C2C 시스템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FBH 구축을 통해 물류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에 C2C가 현실화 됐다"며 "닭고기, 달걀 등을 당일 제품으로 만들어 배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투어가 끝난 뒤 안내를 담당한 고정욱 고객경험팀 매니저는 "하루에 4팀씩 매년 1만5000명이 하림 퍼스트키친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생산부터 배송까지 이어지는 하림의 신선 공급망을 확인하고 감탄하고 칭찬하며 돌아간다. 이런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신선 플랫폼, HMR(가정간편식) 생산 시스템에 이어 직배송시스템까지 갖춘 하림퍼스트키친의 다음 목적지는 어떤 곳일지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