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최근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의 중국 수출 허용 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참모진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블랙웰 수출을 승인하려 했지만, 참모진의 반대로 마음을 바꿨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매각이 중국의 AI 데이터센터 역량을 강화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득했다.
고위 참모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반대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첨단 엔비디아 칩에 대해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들은 WSJ에 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방송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엔비디아의 거래를 허용하더라도 첨단 반도체는 제외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우리는 그 칩(블랙웰)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최첨단 칩인지 중국을 위해 설계된 성능이 저하된 칩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는 짚었다.
엔비디아 블랙웰 B200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서버는 이전 세대인 H100 칩을 사용하는 서버보다 AI 모델 훈련에 약 3배, 추론 프로세스 또는 AI 모델을 실행 계산에 사용할 때 약 15배 더 강력한 성능을 보인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자사 칩을 판매하려면 2022년 처음 부과된 수출 통제에 따라 행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에서 블랙웰을 판매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에서 황 CEO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지금 우리는 어색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최첨단 블랙웰 칩은 현재로서는 중국에 판매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독일 뮌헨에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첫 인공지능(AI) 산업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WSJ는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산업용 AI 클라우드 플랫폼에 ‘블랙웰’ GPU 1만 개를 탑재한 서버 1000여대가 설치되고, 엔비디아의 ‘AI 엔터프라이즈’, ‘옴니버스’ 등 소프트웨어가 구동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