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한국-체코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원화 특별전 ‘알폰스 무하: 빛과 꿈(The Artist as Visionary)’이 이달 8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더현대서울 알트원(ALT.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무하의 예술철학과 유산을 보존·연구하는 공식 신탁기관인 ‘무하 트러스트’가 소장한 패밀리 컬렉션에서 엄선된 유화 18점을 비롯해, 무하의 상징적인 석판화·드로잉·조각·보석·소품 등 총 143점의 걸작이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체코 국보로 지정된 11개 작품은 주한체코대사관과 무하트러스트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체코 정부와 유럽연합(EU)의 반출 승인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유화 <희망의 빛>, <슬라비아>, 조각 작품 <자연의 여신>을 포함한 70여점은 관람객들에게 무하의 예술세계를 새롭게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무하 트러스트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알폰스 무하의 손자이자 무하 트러스트 대표인 존 무하와 대행 큐레이터 도모코 사토가 기획에 직접 참여해 전시의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다.
무하를 사랑하는 한국 관람객을 위해 프라하에서도 보기 어려운 유화 18점이 체코와 런던에서 특별 공수됐다. 석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익히 알려진 무하의 작품 가운데 회화적 감수성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유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또한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프라하의 ‘무하 하우스’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무하 하우스는 3대째 무하의 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개인 저택으로, 미공개 작품과 습작, 그리고 화가 폴 고갱이 연주하던 하모니움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존 무하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작가의 삶과 예술 세계를 담은 영상이 더해져 예술가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감동의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무하의 예술적 업적과 철학적 여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그가 현대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로서 확립한 위상과 비전 있는 예술가로서의 성장 과정을 폭넓게 탐구한다.
전시의 전반부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장식 예술가’로 불리던 파리 시절에 초점을 맞춘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사라 베르나르와의 협업을 중심으로, <지스몽다>, <백일몽>, <황도12궁>, <욥> 등 무하의 상징적인 석판화와 장식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후반부에서는 무하가 파리를 떠나 조국 체코로 돌아와 민족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시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 정점에 위치한 <슬라브 서사시>는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담은 스무 점의 기념비적 연작으로 무하 예술의 사명감과 인류애가 응축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예술 속에서 민족주의를 구현한 열정적인 사도’로 평가받은 무하는 예술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인류의 보편적 이상을 추구했다. 그가 평생 지향한 ‘예술과 삶의 조화’의 비전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세기를 넘어 다시 살아 숨 쉬며, 아름다움과 신념이 공존하는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이반 얀차렉 주한체코대사는 “수교 35주년에 체코 문화예술의 정수를 한국에서 소개하게 돼 뜻깊다”면서 “무하의 주요 원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례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