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루션, 고난도 선박용 ESS 안전시험 전 항목 통과… 해양용 ESS 해수부 형식승인 획득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리튬팩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전문기업 이솔루션(구, 인지이솔루션)이 국내 선박 솔루션 및 SI 전문기업인 마린웍스와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해양 선박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선급인증을 획득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와 선박 전기화 수요 증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솔루션은 이번 인증을 통해 해양 전력 시스템 분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 기반을 확보했다.

이번 성과는 단일 시스템의 적합성 평가를 넘어 선박이라는 가장 고난도의 운용 환경에서 요구되는 전방위 시험을 모두 충족한 결과라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에는 해양 전력 인프라 고도화에 대한 산업적 요구가 자리한다.

기존 납축 기반 전력 체계로는 충격·진동·염분·습도 등 해양 환경 특유의 외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으며, 장시간 운항, 비상전력 확보 등 고안전성을 우선하는 선박 분야에서는 고성능 리튬 기반 ESS의 도입이 필수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마린웍스는 스마트십, 해양 관제 기술 및 선박용 SI 등 다양한 업무에 ESS를 결합한 친환경 선박 통합 플랫폼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고신뢰 배터리 설계 기반을 갖춘 이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솔루션의 선박용 ESS가 획득한 해수부 형식승인은 국제표준인 IEC62619(산업용 리튬이차전지 안전 요구사항)규격과 IEC60092 시리즈를 기반으로 해상 환경의 특수성(진동·염분·경사 등)을 추가해 구성된 복합적 평가 절차의 시험이다.

제공된 시험 요구 사항표에 따르면 선박용 ESS는 고정형 ESS 대비 적용 시험의 범위가 넓고 난이도 또한 높다.

단전지(Cell) 수준의 IEC62619 단전지 시험부터 모듈 및 랙 단위의 ‘열폭주 확산 시험’, ‘난연성 시험’, ‘보호등급(IP) 시험’, ‘방전성능 시험(IEC62620)’까지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며, 선박 환경을 반영한 ‘온습도 시험’, ‘고온건조 시험’, ‘진동 시험’, ‘저온 시험’, ‘경사 시험’ 등이 필수적으로 수행된다. 이솔루션은 이 모든 항목에서 적합성을 확보했다.

특히 열폭주 확산 시험의 경우 고정형 ESS는 시스템 단위로 수행하는 반면 선박용 ESS는 모듈 단위 시험을 요구한다.

이는 선박 구조상 배터리실 공간이 협소하고 인접 모듈 간 열 전이가 신속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솔루션은 다층 열차단 구조, 셀간 절연 강화, 통로형 냉각 경로 설계 등을 통해 모듈 단위에서도 열확산 억제 성능을 입증했다.

전기적 시험에서도 이솔루션의 기술력이 드러났다.

랙 기반의 ‘내전압 시험’, ‘절연저항 시험’, ‘배터리 충전량 확인 시험’, ‘셀 균등화(Balancing) 시험’ 뿐 아니라, 시스템 기반 ‘외부 단락 시험’, ‘최대 C-rate 시험’, ‘전기적합성(EMC) 시험’까지 모두 요구 수준을 충족했다.

이는 BMS 플랫폼의 정밀 계측 능력, 고속 보호로직, 전력전자 기반의 절연·차단 구조 등 이솔루션의 설계 역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기능안전 시험에서도 고정형 ESS와 선박용 ESS는 기준의 성격이 다르다.

고정형 ESS는 기능안전 난이도가 높으며, 선박용 ESS는 기계적, 전기적 보호기능의 즉시성과 통신 신뢰성이 강조된다.

이솔루션은 센서 고장 감지, 전압·전류 이상 시 고속 차단, Pre-charge 및 메인/보조 릴레이의 순차 제어 등 다단 안전 구조를 통해 양 측면의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이 과정에서 이솔루션이 보여준 핵심 기술력은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반의 종합 설계 역량이다.

해양 진동 환경을 고려한 6자유도(6DoF) 기구 설계, 버스바 절연 강화 구조, 전기적 비정상 부하 대응 로직, Redundant CAN/TCP IP 기반 이중화 통신 구조, Model-based Fault Diagnosis 알고리즘, 고온·저온 조건에서의 안정성 확보 기술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는 단순한 배터리팩 제조가 아닌, 해양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전력안전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 체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이솔루션은 해수부 형식승인 획득을 계기로 해양 전기화 분야에서의 기술적, 사업적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200Ah~400Ah급 모듈 기반의 선박용 ESS 표준 플랫폼을 구축하고, 항만 장비, 예인선, 어선 등 다양한 해양 장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해수부 형식승인을 시작으로 ClassNK, DNV, ABS 등 글로벌 선급 인증을 연속적으로 확보해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반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마린웍스와 함께 선박 운항 데이터 기반의 ‘Marine Energy Management System(M-EMS)’을 개발해 ESS·관제시스템·부하장비를 통합한 실시간 전력 최적화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예지정비(RUL 기반), 실시간 에너지 분석, 운항별 효율 튜닝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포함한 해양 에너지 라이프사이클 솔루션까지 범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솔루션 권진근 대표는 “이번 선급인증은 단순한 인증 취득을 넘어, 회사가 보유한 ESS 기술이 해양이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실효성을 갖춘다는 것을 전면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며, “향후 해양 전기화 시장에서 고신뢰 ESS 플랫폼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을 통해 이솔루션은 배터리 제조 기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해양 전력 시스템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 기반을 갖춘 전문기업으로서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