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폐배터리 재활용 핵심은 ‘경제성’... 치솟는 배터리 가격 잡는다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05.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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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 70조원... 선점 경쟁 시작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꼽자면 ‘전동화(Electrification)’와 ‘지능화(intelligence)’일 것이다. 여기에 ICT가 접목되면서 사물인터넷(IoT)까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이차전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현재 이차전지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로, 최근 한국자동차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1년 전기차 신규 판매량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66만대를 기록하는 등 엄청나게 쏟아지는 이차전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은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사진=utoimage]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 2040년 70조원 달해

쏟아지고 있는 이차전지 공급과 수요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슈가 있다. 사용후 배터리, 혹은 폐배터리를 어떻게 분류하고 재활용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이다. SNE리서치는 최근 발표에서 세계 폐배터리 시장이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연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21일, ‘배터리 순환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의 부상과 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를 발표한 삼정KPMG는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40년 573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5~15년으로 사용 후에도 초기용량의 70% 이상 사용이 가능해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재사용 및 재활용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사용후 배터리 산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경제성에 있다. 배터리 소재 회수를 통해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원자재 재활용으로 치솟는 배터리 생산에 대응할뿐만 아니라 가로등, ESS, 충전기 등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재제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더불어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차폐기물 문제가 떠오르고 있고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재제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R&D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분해·파쇄를 통한 유가금속을 추출 등 재활용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안전하게 응용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제도가 정비되면 배터리 2차사용 산업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차폐기물 문제가 떠오르고 있고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재제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utoimage]

배터리에 진심인 국가들 모두 ‘재활용’ 주목 중

글로벌 주요국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 이차전지 마켓을 보유한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선도적인 폐배터리 관련 법안 마련과 기술개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전기차 배터리 등록번호제 도입을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회수 이용 관리방법’, ‘순환경제발전규획’ 등의 정책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소스 관리 플랫폼’에서 배터리 생산-유통-회수-재활용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EU)은 충전식 산업용 및 내부 저장용량이 2kWh를 초과하는 배터리의 경우 공급망 실사 의무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함유 원자재의 공급망 추적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코발트, 흑연, 리튬, 니켈 및 그외 배터리에 포함되는 화합물에 대한 원자재 정보, 원자재 공급기업 및 원산지 등 정보가 수집·보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배터리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유망산업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인식하고 폐배터리 관련 인프라 및 기술개발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배터리 리사이클링)에도 6,000만달러(약 759억원)를 별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5~15년으로 사용 후에도 초기용량의 70% 이상 사용이 가능해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재사용 및 재활용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utoimage]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뛰어드는 모빌리티 기업들

삼정KPMG는 새롭게 부상하는 폐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이슈로 △비즈니스 모델 수립 △폐배터리 선점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수립 단계에서 기존 역량 레버리지를 핵심으로 유사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의 경우 현대차는 ESS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배치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닛산은 스미토모(Sumitomo)와 합작해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지게차, 골프 카트 등 기계용 배터리로 재제조 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했다. 이차전지 제조기업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KST모빌리티와 협업해 배터리를 확보하고 전기차 충전 ESS로 재제조하는 비즈니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모빌리티 기업들은 소비자와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구형 배터리를 신형 배터리로 교환해 주거나, 전기차 배터리 리스 정책을 통해 자사 전기차 폐배터리를 확보하고 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배터리 제조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리사이클링 협약 및 배터리 재사용 관련 사업을 위한 MOU로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 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기업들도 전기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폐배터리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기업들은 폐배터리 소재의 회수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제조 가격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생산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개발, 기업인수 등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생산역량 규모를 키우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화학 기업들은 재활용 업체, 원자재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배터리 공급을 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배터리 가격 인상폭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사용후 배터리 회수와 재활용/재제조 사업을 통한 궁극적인 배터리 생산 비용 저감이 더욱 주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배터리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과 국가에서 제도 및 기술개발 지원에 선도적인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 배터리 산업에서 경쟁하고 있는 만큼 활발한 논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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