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산업 디지털전환 핵심 ‘AI 기술’, “2023년 도입 문턱 낮추는 게 관건”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3.02.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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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내재화 하겠다는 정부, 업계 “제조업 특성 반영 먼저”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글로벌 전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DX)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핵심 기반 기술이나 산업 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디지털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AI를 주목, 지난 1월 13일 ‘산업 AI 내재화 전략’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 정책이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AI를 우리 산업 내 직접 적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3년에는 본격적인 AI 생태계 조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더스트리뉴스’와 ‘FA저널 Autonomous Manufacturing’이 지난 1월 18일 ‘2023년 제조산업 발전을 위한 AI 트렌드 전망 간담회’를 열고 AI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인더스트리뉴스’와 ‘FA저널 Autonomous Manufacturing’이 지난 1월 18일 ‘2023년 제조산업 발전을 위한 AI 트렌드 전망 간담회’를 열고 AI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날 간담회에는 (가나다 순) 뉴로클, 로크웰오토메이션, 비스텔리젼스, 슈나이더일렉트릭, 스누아이랩, 시즐, 웨다, 엠아이큐브솔루션,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총 9개 기업 대표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산업 분야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국내 AI 산업의 현주소 및 대외 비즈니스 환경 △주요 AI 기술과 기업들의 사업 전개 방향 △협업 등 솔루션 확산 전략 △정부의 ‘AI 내재화 전략’ 관련 아이디어 등이 순차적으로 논의됐다.

기업들, “AI 도입 허들 낮추는 게 관건”… IT·OT 엔지니어 협업 여전한 숙제

먼저 기업들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수요기업들의 ‘도입 허들’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AI 도입에 있어 높은 허들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높은 비용 △데이터 인프라 구축 △기술에 대한 의구심 등 인식 △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는 “올해 AI 분야에서의 키워드는 어떻게 ‘도입 허들’을 낮추느냐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도입 허들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명호 대표는 “기업들은 그간 AI 솔루션 도입을 위해 PoC, 데이터의 선별 라벨링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다”면서, “이런 과정속에 높은 투자비용,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대표는 차세대 딥러닝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2023년 AI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자동 재학습 등이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딥러닝은 AI 개발자가 아니어도 현장 개발자가 쉽게 AI 모델 등을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쉽고 간편한 AI 플랫폼이 시장에 진입하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현재 스누아이랩을 비롯한 AI 플랫폼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현재 많은 기업들과 PoC를 진행하며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다 최치민 대표는 IT엔지니어와 OT엔지니어의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치민 대표는 “솔루션 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데이터로, 특히 현장에서 데이터에 대한 연관관계를 체크하는 등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아직 현장엔지니어 분들은 IT업무는 별개로 보는 경향이 강해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도 “제조분야는 노이즈 데이터가 상당히 많아, 중요 데이터를 판단하는 작업 등은 사실 공장단에서의 협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IT엔지니어는 공장 실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데이터를 통한 인사이트는 결국 현장에서 나온다는 공감대가 없다면 기술만으로는 AI 기술의 현장 안착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도입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해 IT엔지니어와 OT엔지니어의 협업 및 서로 업무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현장과 솔루션 기업과의 간극해소를 위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즐 이지현 대표는 “실제 소성 가공 등을 하는 업계분들은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았다”면서, “그분들 입장에서 AI 솔루션은 너무 고도화된 먼 이야기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현 대표는 “시즐은 기초적인 기기 데이터를 가지고 인건비 한명 정도 세이브되는 효과를 바로 드리는 즉각적인 솔루션부터 제공하고 있다”면서, “AI 솔루션까지 가기 위해서는 고객사에 맞춰서 단계별로 접근해야 하는 게 중요하고, 업계의 숙제다”라고 전했다.

AI 도입 위한 ‘시장 성숙도’ 평가는 엇갈려… 다시 외부로 눈돌리는 대기업, 중견기업은 ‘심사숙고’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정성엽 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AI 기술’은 하나의 요소기술로 볼 수 있다. IT분야는 물론, 스마트·지능형 제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AI 기술은 제조 자동화 전 과정을 총괄할 수도, 일부분에서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에 산업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부터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까지 각각의 전략속에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기업별 전략과 시장 대응 방안속에서 현재 국내 제조업 시장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등 각각의 전략시장 규모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AI 기술 도입을 위한 시장의 ‘성숙도’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정성엽 부장은 “지멘스는 품질예측 및 프로세스 향상, 예지보전, 시각검사, 최근에는 AGV·AMR 등 물류 솔루션까지 AI 기술을 연동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의 적용 PoC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성엽 부장은 “다만 현재까지는 PoC 이후 스케일업 단계까지 진행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은 수년전부터 자사 SI 기업과 진행하거나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경향이 있어 지멘스의 솔루션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 서상훈 본부장도 “슈나이더도 글로벌 AI 허브를 설립하는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절감·비용 효율성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까지는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마이크로 그리드, HVAC 최적화등 AI 기술을 자체 플랫폼에 접목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견·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은 보다 더 성과를 내고 있긴 했지만, AI 기술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는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비스텔리젼스 박신웅 부장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별로 요구되는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면서 “대기업과 다르게 아직 국내 중견기업들은 AI 기술을 도입하기 전인 데이터 시각화나 분석, 알고리즘 단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 서상훈 본부장<br>​​​​​​​[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슈나이더일렉트릭 서상훈 본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엠아이큐브솔루션 이기현 팀장도 “단순히 AI 기술만 도입하면, 글로벌 기업의 최신 공장처럼 되느냐고 묻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경우 결과가 좋지 않다”면서, “자체적인 진단과 함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기업들의 솔루션 도입 결과가 확실히 좋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의 영향을 적게 받는 AI 딥러닝 비전 SW를 제공하는 뉴로클은 위 기업들과 다소 입장차가 있었다. 뉴로클 이홍석 대표는 “3~4년 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등 자체적으로 AI 솔루션 구축을 추진했던 대기업들도 최근에는 다시 외부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잡하게 쌓여가는 데이터 핸들링 문제가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단순 데이터 핸들링 업무가 쌓여가면서 고급인력들의 불만 등 한계에 봉착했다는 취지다. 아울러 AI 기업들의 기술이나 비즈니스 수준이 대기업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홍석 대표는 초창기 단순히 ‘주변 공장에서 하니까’하는 단순 탑다운식의 의사결정으로 솔루션 도입결정을 내렸던 중견·중소기업들도 최근에는 심사숙고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PoC도 약식으로 진행 하는 등 AI 도입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유상 PoC를 하더라도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해 심사숙고하는 식으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기업 및 산업 내부에서 구조적인 변화들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내재화 하겠다는 정부, 업계 “제조업 특성 반영 먼저”

간담회에서는 자연스레 간담회 개최 1주일 전(1월 13일)에 산업부에서 발표한 ‘산업 AI 내재화 전략’에 관한 대화들도 오고 갔다. 기업들은 제조산업에의 적용을 위해서는 “제조업의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금융분야와 제조분야에서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웨다 최치민 대표는 “금융분야와 제조분야는 가장 기초가 되는 데이터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면서, “제조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과를 내기에는 현재 정부 지원정책 기간이 너무 짧다”고 강조했다. 최치민 대표는 “금융은 이미 데이터 표준이 이뤄져 있는 반면, 제조분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밑바닥이 안돼 있어 데이터 분석에만도 3~4개월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도 “정부에서는 데이터 호환 등을 위해 표준화된 데이터 가이드라인 등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제조분야에는 현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등도 시급한 문제로 인력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엠아이큐브솔루션 이기현 팀장은 “시장에서는 PoC 단계가 필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태계 구축,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수요기업에서 솔루션을 경험해 볼 수 있는 PoC 단계에서의 지원도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업 간담회에서는 AI 산업 발전을 위한 각 기업들의 ‘성공사례’ 및 협업 등 솔루션 확산 전략 논의도 이어졌다. 다음은 간담회 주요 내용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지상중계] ‘2023년 제조산업 발전을 위한 AI 트렌드 전망 간담회’

사회자 : 먼저 국내 AI 산업의 현주소 및 대외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거창하게 생각하실 것 없이 현재 공급하고 계시는 AI 솔루션의 기술, 사업 전개 방향 등을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 : 스누아이랩은 5년차로 업력은 그리 길지 않은 회사입니다. 서울대 공대 AI 전공 교수님 6분하고, 삼성 연구소 출신의 AI 연구원들이 함께한 조인트벤처 회사입니다. 개발자 없이도 쉽게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딥러닝 기반의 차세대 자동화 AI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그간 비전 AI 개발방식은 데이터 수집, 선별, 라벨링, 학습, 검증, 배포 등의 과정을 반복해서 진행해야 했습니다. 결국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은 불가능했죠,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율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때문에 올해 딥러닝 분야의 키워드는 ‘도입 허들’을 낮추는데 있다고 봅니다. 실제 AI 개발자가 아니어도 현장 책임자가 AI 모델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데이터의 선별, 라벨링, 학습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사실상 1세대 딥러닝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웨다 최치민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웨다 최치민 대표 : 웨다는 인공지능 비전, AutoML 예지보전 분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명호 대표님의 말씀과 같이 IT 인력 수급이 어려운 제조분야에 진출하면서 노코딩 기반의 AI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사실 구축 프로젝트가 끝나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 끝에 노코딩 기반의 AI 플랫폼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솔루션 구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많은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결국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진짜를 걸러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장엔지니어와 IT엔지니어가 함께 붙어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현장엔지니어 분들이 IT업무는 별개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프로젝트가 끝난 후 요구사항이 많아지는 등 일정 부분 계속 괴리가 존재합니다. 추가적으로 제조업 특성상 구축기업 자체 데이터도 있지만, 외부업체의 데이터도 혼재해 존재하다 보니 함께 관리할 수 없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 : 저도 첨언을 하자면 사실 제조분야는 데이터가 깔끔하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이 노이즈 데이터입니다. IT 엔지니어는 이걸 분석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에 대한 판단은 공장단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쪽으로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IT엔지니어와 OT엔지니어가 동시에 서로의 실무능력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협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슈나이더일렉트릭 서상훈 본부장 : 결국 서로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과 실제 현장에서 바로 답을 원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고, 시장에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야 합니다.

사회자 : 시즐은 금형 분야에서 강점이 있으신데, 관련 분야에서 AI 솔루션 등에 대해 반응은 어떤가요?

시즐 이지현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시즐 이지현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시즐 이지현 대표 : 사실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굉장히 보수적인 산업이기도 하고, 영업이익률 자체도 낮은 분야로 사실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을 뽑기가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고요.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솔루션을 많이 원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일단 빠른 효과를 받으실 수 있는 솔루션을 먼저 공급하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스 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제품을 자동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빠르게 적용합니다. 그럼 바로 인건비 한명 정도를 세이브할 수 있는 효과를 바로 보시게 됩니다. AI 솔루션까지 고도화하려면 단계별로 고객사에 접근해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회자 : 지멘스는 AI 솔루션에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가요?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정성엽 부장 : 지멘스는 품질예측 및 프로세스 향상, 예지보전, 시각검사, 최근에는 AGV·AMR 등 물류 솔루션까지 AI 기술을 연동하고 있습니다. 큰 줄기에서 대기업들과 관련 PoC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PoC 단계를 넘어서는 스케일업 단계까지는 아직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AI 솔루션 도입 자체가 시장 초창기다 보니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 저희 관점에서 보면 AI 솔루션과 관련해서 대기업들은 자체 SI 기업 등 내부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AI 자체에 대한 개발툴이라든지, 전체적인 에코시스템 등 큰 틀에서 많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 :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까지 말씀하신 AI의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올해 어떻게 보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어떻게 적게 쓰고 결과를 잘 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결국 데이터 필터링 기술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올해는 자동 재학습 등이 강화된 차세대 딥러닝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전 AI가 일주일 이내 모델을 구축해 줄 수 있다면 비용도 감소돼 많은 기업이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비전 시장 자체는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 : 단순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걸러내야 하는데, 그런 작업은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해야 하는데 그분들은 현장에 대한 인사이트가 부족하죠.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 : 그 부분도 진짜 필요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핵심 엔진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회자 : 오토 딥러닝 알고리즘 하면 뉴로클이 떠오르는데 어떠신가요?

뉴로클 이홍석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뉴로클 이홍석 대표 :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확실히 고객사의 데이터 준비도 올라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다만 여전히 데이터를 저희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리기에는 부족해 가공에서부터 저희의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자 : 비즈니스는 어떠신가요?

뉴로클 이홍석 대표 : 시장의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그간 많은 대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나 AI분야에서 내재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한 3~4년 전부터 사내 벤처, 팀을 꾸렸죠.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 핸들링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입니다. AI 관련 고급인력을 채용했는데, 결국 그 인력이 데이터 핸들링 쪽 업무가 너무 많다 보니까 불만이 쌓이고 이탈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다시 외부업체에 의지하는 게 낫겠다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데이터 때문에 산업내에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견·중소기업 쪽으로 내려가 보면 이제 AI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올라오신 것으로 느낍니다. 과거에는 AI 기술을 이해하시고 도입을 하시는 게 아니라 그냥 주변 공장이 도입하니까하는 식의 의사결정이 많이 있었습니다. 효용성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PoC도 약식으로 진행하고 말이죠. 하지만 요즘에는 검증을 위해 유상 PoC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도 인식이 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비스텔리젼스 박신웅 부장 : 회사마다 시장에서 타깃이 달라 다양한 시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각 레벨별로 요구하는 사항이 다릅니다. 저희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은 AI 기술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 있다는 데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홍보하는 최상위의 공장들을 보면서 말이죠. 사실 중견, 중소기업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은 데이터 시각화나 분석단에서 대부분 해결이 됩니다. 현재 AI 도입이 필요한 곳은 대기업 정도이고, 중견·중소기업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비스텔리젼스 박신웅 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엠아이큐브솔루션 이기현 팀장 :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고도화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자체 기업의 구체적인 진단과 목표 설정없이 단순히 AI 솔루션을 도입하겠다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실제 고객사가 정확한 진단과 함께 목표설정을 한 경우에는 굉장히 좋은 성과로 이어져 후속 고도화 작업까지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것 없이 단순히 AI 도입 자체에 목적을 가지신 경우 요구사항도 모호하고 그러다보니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극과극의 결과가 도출되는 겁니다.

사회자 : 다음으로는 솔루션 구축 성공사례 및 정부 정책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정성엽 부장 : 지멘스는 가시적인 효과로 암벡공장 사례를 많이 소개드립니다. 암벡공장에는 AI와 클라우드, 엣지시스템들이 통합적으로 적용돼 있습니다. 특히 빠른 속도의 PCB 라인에서는 엑스레이 검사 장비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AI를 적용해 데이터를 통한 사전 판단을 통해 효과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했습니다.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검사장비에 투입하는 PCB 기판의 수를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엣지디바이스에 있는 인공지능이 여기에서 올라오는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을 해서, 병목요소가 될 수 있는 검사장비로의 투입을 할지 말지, PCB의 결함 여부를 1차 판단을 하는 것이죠. 결함 가능성이 있는 PCB 기판만을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스누아이랩 유명호 대표 : 저희는 제조업과는 무관하지만 생소한 AI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아쿠아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바다속은 센서와 카메라를 넣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고기의 무게와 생육과정을 측정할 수 없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코어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아쿠아팜과 관련해 세계 최초로 ‘자동 생육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AI기술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 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엠아이큐브솔루션 이기현 팀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비스텔리젼스 박신웅 부장 :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경찰청, 공공행정, 상수도, 전력 분야 분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코어 기술 자체를 가지고 있으면 센서를 베이스로 한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로크웰오토메이션 권오혁 본부장 : AI 생태계 구축과 관련해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먼저 데이터 표준 가이드라인 등을 신속하게 제시해 끌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데이터 공유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부담없이 호환이 돼야 기업 각각의 장점을 살리면서 더욱 빠르게 시장 활성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현재 업계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AI에 대한 방향성을 크게 본다면 기술뿐만 아니라 결국 데이터에 대한 인사이트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봅니다. 인력 양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웨다 최치민 대표 : 정부 정책이 제조업의 경우에 업계 특성을 좀더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조업은 데이터 분석에만도 3~4개월이 소요됩니다. 정부 지원 정책에 따른 성과를 내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정성엽 부장 : 마지막으로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산업 현장이라는 것입니다. 안전에 대한 부분에 조금 더 가치를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드가 바뀌는 현 시점에 향후 자율형 공장이라든지, AI 기반의 제조시스템을 구축할 때, 최소한의 방어막은 세워두고 가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즐 이지현 대표 : 기업마다 장점이 다르다보니 기술교류 등이 활성화 됐으면 합니다. 시즐은 데이터 수집, 분석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금형 등 분야에서는 많은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음 고도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솔루션 등을 교류할 수 있는 기업과는 충분히 많은 시너지도 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 기술 교류 등이 활발히 이뤄져 함께 상생하는 시장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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