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영향 상장사 배당 10%↑… 배당 증가율 1위 SK하이닉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주인공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는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14일까지 현금 및 현물배당을 발표한 560개 기업들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4년 배당금 총액은 40조7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36조8631억원보다 3조8458억원(10.4%) 증가한 수치다.
리더스인덱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배당금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증가세를 주도한 가운데,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발맞춰 기업들이 배당 확대 전략을 펼친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285곳(51%)이 전년 대비 배당금을 늘렸으며, 94곳(16.7%)은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을 유지했다. 181곳(32.3%)은 배당금을 줄였다. 2023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2024년부터 배당을 실시한 기업도 54곳이었다.
개인별 배당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지난해 3465억원을 배당받아 전년도 3237억원보다 228억원이 늘었다.
이어 2위는 전년 대비 131억원 많은 1892억원을 수령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3위는 183억원 늘어난 1747억원을 받은 정 명예회장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었다. 현대차 부자(父子)의 배당금 합산액은 삼성 이재용 회장의 배당금을 약간 상회하는 3639억원 이었다.
4~6위는 삼성가 세 모녀가 차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483억원,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1467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1145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수령했다. 이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배당금이 전년에 비해 줄었다.
7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910억원), 8위 구광모 LG그룹 회장(778억원), 9위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56억원), 10위 김남호 DB그룹 회장(439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이재현 CJ그룹 회장(372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337억원)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286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85억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261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19억원)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 부인 김영식 여사(205억원) △정몽진 KCC 회장(198억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174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159억원) 등이 11~20위까지 상위권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 배당금을 1조원 이상 지급한 기업은 총 7곳이었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9조8107억원, 현대자동차가 3조1478억원, 기아 2조5590원, SK하이닉스 1조5195억원, KB금융 1조2003억원, 신한지주 1조880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159억원 등이다.
전년보다 배당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2023년 8254억원보다 84.1%(6941억원) 증가한 금액을 배당했다. 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배당금 증가 2위는 기아(3647억원↑), 3위 HD한국조선해양(3606억원↑), 4위 SK이노베이션(2976억원↑), 5위 HD현대일렉트릭(1925억원↑), 6위 HD현대중공업(1855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배당금을 가장 크게 줄인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로, 2023년 4483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46.5% 감소했다. LG화학도 2022년 8603억원에서 2023년 2743억원, 지난해엔 786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하며 2년 연속 배당 규모를 크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