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 신한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순이익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신한카드의 대손비용 급증으로 양사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수치지만, 경쟁사인 신한카드(2466억원)와의 격차는 890억원에 달했다. 1분기 격차(465억원)보다 425억원 더 벌어진 것이다.
삼성카드는 카드 이용금액 증가와 상품채권 잔고 확대로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이 증가했지만, 차입금 증가로 금융비용과 대손비용이 늘며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실제 상반기 대손비용은 3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으며, 이자비용도 2892억원으로 12.5% 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 이용 증가로 수익은 늘었지만, 차입금 확대와 함께 금융비용과 대손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총 취급고는 88조5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으며, 이 중 카드사업 부문 취급고는 88조1281억원(전년 대비 8.8% 증가)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신용판매 79조2628억원, 금융부문 8조8653억원, 할부리스사업 3979억원 등이다.
반면, 신한카드는 대손비용과 이자비용의 증가세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2466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대손비용은 5097억원으로 전년(4357억원) 대비 17%나 증가하며 부담을 키웠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에 대손비용이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자비용과 마케팅 비용 등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는 조달금리 하락이 기대됨에 따라 비용 안정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개인 신용판매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며 신한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18.04%로 전월 대비 0.16%p 상승한 반면, 신한카드는 18.50%로 0.01%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양사 간 격차는 0.66%p에서 0.46%p로 좁혀졌다.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도 삼성카드의 개인 신판 이용실적은 68조8000억원으로 점유율이 전년 16.8%에서 18.0%로 상승, 업계에서 가장 큰 폭의 점유율 확대를 기록했다. 이 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카드는 현대카드를 제치고 해당 부문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카드는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삼성카드에 밀리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 조직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신한카드는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팀장급 직책의 28%를 축소했다.
또 6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해 최종 퇴직자 수는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2월(62명)보다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