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펼친다. 이 캠페인은 광복의 소리를 후손들이 처음 들어볼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통해 광복 당시 실제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다./이미지=빙그레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식품‧유통업계가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아 각종 캠페인과 굿즈를 제작하며 '애국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 기념일인 광복절을 활용해 마케팅은 물론 기업 신뢰도, 이미지까지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자들의 애국심 고취 분위기에 편승해 애국 마케팅을 '한 철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몇몇 기업들의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유통기업들은 올해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만큼, 이를 기념하는 한정판 상품 출시부터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위한 기부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애국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기업은 GS그룹이다. GS는 창업주 허만정 선생이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점을 부각시키려 해마다 애국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그동안 애국 마케팅에 진심이었던 GS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를 통해 지난 삼일절에 이어 올해 광복절에도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는 캠페인을 벌인다.

GS25는 우선 광복절 기념 도시락인 '광복 80주년 도시락'을 선보인다. 이 도시락은 7첩 반상으로 구성됐으며 태극 문양에서 착안된 청색·적색 2종의 패키지 디자인이 적용됐다. 또 GS25는 윤봉길 의사가 남긴 '자유의 세상은 우리가 찾는다' 문구를 제품 전면에 담았다.

GS25는 문구에 독립운동가 필체로 제작된 GS칼텍스의 '독립 서체'로 최종 구현했으며 김구(자유의), 한용운(세상은), 윤동주(우리가), 윤봉길(찾는다) 등의 독립 서체를 모두 활용했다.

광복 80주년 도시락 수익금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활용된다.

아울러 GS25는 K-위스키 브랜드 ‘기원(KI ONE)'과 협업한 한정판 위스키 ‘기원 광복 80주년 에디션’도 지난 1일부터 선보인 바 있다.

이 위스키는 8·15 광복절을 기념해 815병만 제작됐으며, 판매 수익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기부금으로 전달된다.

GS25는 2018년 '독립운동가 100인 알리기'를 시작으로 이번 광복 80주년 캠페인까지 무려 8년 여간 역사·애국 정신 고취 캠페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GS25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도시락./이미지=GS리테일
GS25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도시락./이미지=GS리테일

편의점 경쟁 업체인 CU 역시 애국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CU는 행정안전부와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알리고 독립운동가 후손에 기부를 위한 '태극기 캠페인'을 오는 15일까지 펼친다.

CU는 전국 매장 내 POS 화면,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행안부가 제작한 광복 80주년 기념 영상을 지속 송출하며, 광복절 당일에는 화면에 태극기를 띄워 광복절과 국기 게양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CU의 대표 인기 도시락 8종을 태극기 도시락으로 지정해 해당 도시락 판매 수익금 일부를 구철성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기부하는 '광복절 태극기 도시락 기부 캠페인'도 연다.

태극기 도시락에는 연해주를 비롯해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구철성 선생을 소개하고 도시락 할인 쿠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QR코드 홍보물을 부착했다.

도시락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카자흐스탄에 거주 중인 구철성 선생의 후손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위해 사용되며, 오는 9월 중 카자흐스탄 CU를 통해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 ‘한정판’ 전략으로 애국 마케팅 극대화…독립유공자 후손 지원도

식품 기업들도 애국 마케팅을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빙그레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은 광복의 소리를 후손들이 처음 들어볼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통해 광복 당시 실제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 역사학자의 자문, 사료와 문헌 기록 수집 등 역사 고증과 1945년 당시 장소, 시간, 날씨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AI 기술로 광복의 함성을 구현했다.

빙그레는 해당 광복의 소리를 '백범김구기념관'에 기증해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빙그레는 오는 8일부터 광복의 의미를 담아 8분 15초 분량으로 제작한 '처음 듣는 광복' 다큐멘터리를 전국 15개 CGV 극장에서 상영한다.

티켓 예매 금액 1000원 중 815원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한다. 아울러 빙그레공익재단은 국가보훈부와 협약을 맺고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빙그레는 지난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캠페인 영상을 시작으로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캠페인 영상을 매년 제작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광복 80주년 기념 라벨'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br>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광복 80주년 기념 라벨'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사진=제주개발공사

대전지역 유명 빵집인 성심당은 한국조폐공사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공동 개발한 ‘광복절 빵’을 7월 4일부터 8월 17일까지 성심당 전 지점에서 한정 판매한다.

성심당과 조폐공사는 지난 3·1절에도 ‘광복 빵’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패키지를 아이보리색으로 리뉴얼하고 제품명을 광복절 빵으로 새롭게 단장해 선보였다.

광복절 빵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게 구성됐으며, 마들렌 4개입 한 박스로 구성돼 가격은 5000원이다.

성심당과 조폐공사는 역사적인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뜻깊게 기념하고자 광복절 빵 판매수익금 일부를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동으로 후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제주삼다수를 유통·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도 광복 8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광복 80년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광복 80주년 기념 라벨'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제주삼다수의 상징인 한라산을 배경으로 숫자 '80'을 태극기의 색상인 파랑과 빨강으로 형상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면에는 '광복 80년, 제주삼다수가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를 담아 국민적 기념의 장에 함께 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전했다.

이어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 '한모금, 나라를 위한 응원' 온라인 기부 캠페인을 이달 31일까지 펼친다.

참여자는 해피빈 캠페인 페이지에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함으로써 간편하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고 참여 1건마다 제주삼다수 2리터 한 팩이 적립돼 독립유공자 및 후손에게 전달된다.

 

◆ 애국 마케팅, ‘한 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이처럼 기업들이 애국 마케팅을 통해 독립유공자들의 헌신을 기리거나 이들의 후손에게 직접적 도움을 주는 사례가 있는 반면, 애국 마케팅을 단순히 자사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기업도 일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를테면 국경일을 맞아 태극기, 독립, 광복, 애국 등을 주제로 제품을 만들며 마케팅에 열은 올리지만 정작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는 기업들이다.

이에 국경일을 애국심에 편승한 ‘한 철 장사하기 좋은’ 대목쯤으로 여기는 몇몇 기업들의 행태에 비판섞인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애국 마케팅을 펼치려면 관련 수익 일부를 ‘공익적 목적’에 사용하는 등 실질적 기여로 이어져야 한다”며 “소비자들도 단순한 ‘이미지 소비’가 아닌 기업의 진정성을 따져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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