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ETF 10위권 진입…국내외 실적 ‘쌍끌이’ 상승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25년 상반기에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며 자산운용업계 최상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2.4% 증가했다.

이는 주요 경쟁사인 한화자산운용(863억원), KB자산운용(744억원), 삼성자산운용(516억원)과 비교해도 뚜렷한 격차를 보이며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익성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펀드 수탁고 증가에 따른 운용보수 확대가 꼽힌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국내 시장 호조에 그치지 않고, 해외 법인의 실적 상승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상반기 연결 기준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약 1700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해외법인 기여도(35%)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특히 미국, 인도, 브라질, 홍콩 등의 법인이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보였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8억원 수준이던 순익이 올해 783억원으로 약 97배 급증했고, 홍콩 법인도 5억원에서 52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인도 법인은 5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3.5% 증가했고, 브라질과 중국 법인도 각각 18.3%, 69.6%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ETF 사업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리더십 강화…“10위권 운용사로 도약”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27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하며 10개국에서 총 673여 개의 ETF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6월 말 기준 글로벌 ETF 순자산은 219조6000억원, 7월 말에는 232조원에 도달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는 전 세계 자산운용사 중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운용자산(AUM)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AUM은 230조원, 해외 AUM은 184조원으로 총 414조원을 기록했으며, 7월 말에는 총합 439조원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글로벌 성장은 박현주 회장의 선제적 해외 진출 전략에서 비롯됐다. 미래에셋은 2011년 캐나다 Horizons ETFs, 2018년 미국 Global X, 2022년 호주 ETF Securities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Global X는 인수 당시 100억 달러였던 운용자산이 지난해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테마형·인컴형 상품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Global X의 테마형 ETF 순자산은 인수 당시 54억 달러에서 작년 말 기준 334억 달러로 약 6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났다.

이머징 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 중이며, 특히 인도에서는 ETF 운영 조직을 분리해 전문 운용사로 분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인도 자산운용 업계 최초의 시도다.

해외에서의 성과는 국내 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은 글로벌에서 축적한 상품 기획력을 ‘TIGER ETF’ 브랜드에 접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나스닥과 협업해 개발한 ‘ASOX’ 지수를 기반으로 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년 넘게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