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 사진 = 이지스자산운용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 사진 = 이지스자산운용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몸값 책정을 둘러싸고 인수자와 매각 주체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며, 이번 분기 실적이 변수로 작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화생명·흥국생명,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 돌입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예비 적격 후보자로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을 선정했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12.39%를 보유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몸값을 다소 낮게 평가해 예비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 펀드 1위로, 운용자산(AUM) 규모만 66조8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74% 증가한 1509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63.08%, 177.46% 급증한 537억원과 450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이지스자산운용의 수수료 수익은 11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5%를 차지했으며, 대부분이 공모·사모펀드 운용 보수다. 이어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 191억원(12.67%), 배당수익 102억원(6.78%)이 뒤를 이었다.

펀드 운용 규모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6월 말 기준 운용 중인 펀드 수는 456개로, 지난해 말 445개 대비 11개 증가했다. 설정잔액과 순자산총액은 각각 29조285억원, 31조1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체투자 경쟁력이 재차 입증되면서, 인수 가격을 놓고 원매자와 매각 주체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8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평가하고 있으며, 매각 대금은 약 5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원매자들은 실사 과정에서 인수가를 낮게 제시하려 할 것이고, 매각 주체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최대한 가격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여 양측 간 기업가치 평가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주목된다.

◆ 한화·흥국생명,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로 자산운용 강화 예상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인 손화자 씨 지분 12.4%와 주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포함해 약 66%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100% 기업가치를 약 8000억원으로 보고 있으며, 매각 대상 지분을 고려할 때 매각가는 5000억원 내외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생명보험사들이 자산운용사 인수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보험업황 둔화와 자산운용 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점 등이 거론된다.

흥국생명은 상반기 투자손익이 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31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12.3% 감소한 499억원에 그쳤으나, 자산운용 성과에 힘입어 순이익은 31.5% 증가한 13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각각 25.9%, 12.0% 감소하며 순이익도 30.8% 줄어든 4615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 분야 선두주자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실적 개선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화생명은 자회사 한화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광그룹 계열인 흥국생명 역시 흥국자산운용과 흥국리츠운용 등 자산운용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기대된다.

보험업황 둔화에 대응해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대체투자 시장에 변동성과 사이클이 존재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의 업력과 노하우를 고려하면 매력적인 매물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생명보험사들이 자산운용 경쟁력 화를 위해 적극 나서는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가장 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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