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인수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예비입찰이 오는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주관은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고(故) 김대영 창업주의 배우자이자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의 지분 12.4%와 주요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등을 포함한 총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요 주주 구성은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 ▲대신증권(9.13%)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주택(8.59%)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태영건설(5.1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지분 규모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영권 매각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지분 100% 기준 약 5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8000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는 부동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지스의 대체투자 역량과 운용자산(AUM) 규모 등을 고려한 평가다.
현재 이지스 인수 후보로는 국내외 대형 금융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이 유력 원매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최근 부동산 투자 역량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역량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김동원 사장은 2023년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오른 이후, 해외 금융사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주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한편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프로젝트 리츠(REITs) 사업을 한화솔루션을 통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한화그룹 계열사 간의 부동산 투자 전략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번 인수전 참여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화 외에도 대신파이낸셜그룹, 다우키움그룹,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 및 사모펀드(PEF) 등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대형 금융그룹은 내부 검토 끝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2위 부동산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 역시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일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의 풋옵션 만기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싱가포르계 운용사 CCGI가 투자에 나섰지만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이외에도 케이리츠투자운용, 엠플러스자산운용, 메테우스자산운용 등 다수의 중소형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는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기가 악화되며 실적 부진과 기투자 자산의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각 러시가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