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삼성·SK가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통신·전력 인프라, AI 솔루션, 클라우드 등을 가진 점이 인정받은 결과로, 풍부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혁신의 테스트 베드로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픈AI는 1일 삼성·SK그룹과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가 진행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지난 1월 오픈AI와 미국 빅테크 기업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한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대규모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 SK, 월 90만장 HBM 공급… 한국형 스타게이트도 실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먼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SK그룹이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픈AI의 HBM 공급 요청량은 현재 전 세계 HBM 생산 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창출하는 막대한 반도체 수요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오픈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 실현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양사 간 협업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 센터를 공동 구축해 ‘한국형 스타게이트’를 실현한다. 양사는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기업 소비자간 거래(B2C)·기업간 거래(B2B)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나아가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시범 운용까지 협력할 방침이다.
이번 협력은 SK와 오픈AI가 대한민국 AI 대전환을 위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의미로, 서남권 AI 데이터 센터는 아시아 지역 허브로 자리매김하여, 지속가능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AI 대전환 시기를 맞아 핵심 플레이어로서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빅테크 협력과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K-AI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그룹, 전자·SDS·물산·중공업 등 4개사 종합 포트폴리오로 대응
삼성도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LOI 체결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이 참석했다.
오픈AI와 LOI를 체결한 삼성 관계사는 삼성전자·삼성SDS·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 4개사로, 삼성은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오픈AI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종합 반도체 회사로, AI 학습과 추론 전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또한 패키징 기술,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융복합 기술 측면에도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SDS는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에 따라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픈AI 모델을 사내 업무 시스템에 도입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구축 △운영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S는 또 국내 최초로 오픈AI 기업용 서비스를 판매하고 기술 지원할 수 있는 리셀러 파트너십을 체결해, 향후 국내 기업들이 오픈AI 챗GP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특히 플로팅(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해상에 설치하는 첨단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기존 육지 데이터센터보다 공간 제약이 적고 열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다. 다만 기술적 난도가 높아 몇몇 국가에서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플로팅 데이터센터 △부유식 발전설비 △관제센터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 분야에서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 AI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R&D 투자 △선제적 국내외 시설 투자 △국내외 우수 인재 육성과 유치를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도 AI 사업 기회를 확대해 한국이 AI 분야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은 임직원들의 기술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챗GPT 사내 확대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