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 확대와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따라 국내 건물형 태양광 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건물태양광협회는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건물형 태양광 산업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기술 수준 향상과 국민 인식 개선에 역할을 다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건물태양광협회를 이끄는 김병철 회장을 만나 건물형 태양광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김병철 회장은 “재생에너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건물형 태양광은 그 중심에 있다”며, “난개발이 아닌 건축예술과 에너지 생산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는 BIPV 표준화, 제도 개선, 글로벌 진출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확대 등 건물태양광협회가 체감하는 시장과 변화를 평가하면?
아직은 긴 숙면의 시기라 표현할 수 있으나 지금의 순간은 어둠이 걷히고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악당 국가로도 불리는 우리나라는 OECD 평균 1인당 탄소배출량(6.43tCO₂)에 비해 약 2배인 11~12t에 달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도 10.6%로 OECD 평균(35.8%)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탄소국경조정세 등으로 수출과 국제 신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법률은 2011년 제정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19년 전 부산 최초 시민햇빛발전소 대주주로 참여했고, 17년 전에는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을 직접 수입해 공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2016년에는‘System-BIPV’라는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최초 특허와 건설신기술(제832호)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경험에 빗대 떠오르는 생각은 미래의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환경친화적 측면에서 리뉴얼(Renewal) 할 부분을 찾고 적극적으로 보완 개선해 나가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적기에 출범했다고 본다. ZEB 의무화 확대나 CBAM 등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는 기업인들과 민간까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과 욕구가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국토 활용도가 높고 주민수용성이 좋은 2세대 건물형 태양광(BIPV·BAPV)과 영농형 태양광은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산업 성장을 위해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계획은?
협회는 무엇보다 산업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첫째, BIPV 표준화와 인증제도 개선을 통해 건축 자재로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벽을 낮추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자 한다.
둘째, BAPV는 기존 건축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디자인을 유지하고, 다양한 자재 특성에 맞는 친화적 공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책 제안과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회원사들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넷째, 해외 전시회와 수출 지원 등 글로벌 진출 사업을 적극 추진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ZEB 건축이나 특수제품 개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건축사, 건설사, 연구기관, 학계 등 어떠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나?
건물형 태양광은 건축과 전기가 융합된 복합산업이기에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협회는 정기 포럼과 기술세미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건축사사무소와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협업 모델을 추진한다.
건설사와는 시공 표준화와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제공하며, 연구기관과 학계와는 신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연계하는 산·학·연·관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회원사 간의 협력방안의 주안점은?
회원사들이 가진 강점은 각기 다르다. 어떤 기업은 기술력, 또 어떤 기업은 시공력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전기·건축·구조·설계·제품 생산·부자재 생산·모니터링·기자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기업은 마케팅 역량이 뛰어나기도 하다. 협회는 이러한 강점을 모아 상생 협업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예를 들어 공동 브랜드로 전시회에 참여하거나 공동 기술개발을 추진하면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시장에서는 협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성과로 소개할 만한 것이 있는가?
짧은 기간이지만 몇 가지 성과를 소개할 수 있다. 우선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건물형 태양광 관련 규제 개선 논의를 공식화했고 여러 지자체와 협력해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회원사들이 함께 참여한 기술 세미나와 전시회 공동 부스 운영은 업계의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협회가 창구 역할을 하면서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정책·인증 문제를 집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회원사 간 협력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은 지난 시간을 되짚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허실의 정책을 점검하고 현장의 사업자 의견을 경청해 올바른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건물태양광은 그 중심에 있다.
업계 관계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지켜달라는 점이다. 우리가 설치하는 한 장의 모듈은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건물과 도시의 미래를 바꾼다는 사명감을 담고 있다. 난개발이 아닌 예술적인 건물로 에너지 생산과 건축물의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가기를 협력해 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