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태양전지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제조 방식과 소재에 따라 푸른색과 검은색을 띠던 태양전지는 BIPV 시장이 개화하면서 형형색색의 유리 옷을 입었다. 최근에는 그림이 그려진 유리 옷까지 입으며, 건축재로서의 심미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처럼 건축재로서의 진화를 거듭하던 BIPV 시장에 최근 투명한 태양전지가 등장, 시장에 지각변동을 알렸다. 건물의 외벽이나 창호, 자동차 전면 유리,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면 시야 확보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까지 가능해 그간 많은 기관 및 기업이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거듭했던 투명형 태양전지다.
지속된 연구에도 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이 혼재돼 시각적 불편함이 존재하거나 비싼 가격,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불안정한 내구성 등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멀어 보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이 투광형 태양전지의 KS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상용화의 신호탄을 쐈다. 그 주인공은 BIPV 제조 전문기업 ‘메카로에너지’이다.
메카로에너지 이규현 본부장은 “유리 기판 위에 증착된 박막 태양전지를 정밀 가공해 개구부를 형성함으로써 빛이 투과될 수 있도록 설계한 투광형 태양전지 ‘뷰라이트(VIEWLIGHT)’를 출시했다”며, “CIGS 기반 투광형 박막 태양전지로는 국내 최초로 지난 4월 ‘뷰라이트(VIEWLIGHT) 1’의 KS인증 획득에 이어 9월에는 ‘뷰라이트 3’의 KS인증을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잇따른 인증 성과를 통해 당사 제품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설 및 창호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 결과, 일부 대규모 건축물 설계 단계에 실제 반영되는 성과로 이어지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태양광 시장에는 다양한 기업이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도전했지만, 낮은 시장성과 사업성에 등을 돌렸다. 메카로에너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독히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고, ‘뷰라이트’를 통해 노력의 열매를 맺었다.
실제로 접한 뷰라이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일반적인 유리보다 살짝 어두운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창호나 베란다에 매우 적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본부장은 “투광형 BIPV는 창호, 캐노피 등 투명·반투명 건축재와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다”며, “창호형 BIPV를 스마트글라스,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연계해 전력 생산과 건물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형 에너지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IGS 박막 태양전지를 활용한 투광형 태양전지 개발 배경은?
메카로에너지는 10여년 이상 시장성과 사업성을 높인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거듭해 온 기업이다. 박막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효율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다소 열세를 겪어왔다. 하지만 당사는 박막 태양전지의 무궁무진한 활용성에 주목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CIGS 기반 투광형 박막 태양전지로는 국내 최초로 KS인증을 획득했다.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차별화된 기술로, 투광성과 발전 성능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제품이다. 2024년 양산라인 구축 후, 올해 KS인증을 획득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투명한 태양전지는 단순히 오랜 시간 연구한다고 개발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투명한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경쟁에서 밀려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박막 태양전지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실리콘 태양전지가 접근할 수 없었던 영역, 진짜 유리처럼 만들어보자는 것이 당사의 목표였다. 이를 위해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박막을 미세 가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박막이 손상을 입게 되더라.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정 개발을 1년 정도 더 거친 뒤 투광형 태양전지를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투광형 태양전지 ‘뷰라이트’의 특징은?
약 50%의 광 투과율과 50W/m² 수준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구현해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까지 가능한 BIPV 제품이다. 당사 제품은 광 흡수층으로 CIGS를 활용함에 따라 온도 계수가 낮고, 고온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다. 이에 따라 고온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며, 창호 적용 시 복층 구조로 인해 내부 열로 인한 발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BIPV 제품과의 차별점은?
투명하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BIPV는 불투명하기에 시각적으로 외부와 단절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에 반해 당사의 뷰라이트는 투광형으로, 시각적으로 자유롭다. 창호, 캐노피 등 투명·반투명 건축재와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다. 사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누구나 한 번 보기만 한다면, 명확한 차이점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다수의 BIPV 기업에서 선보이는 디자인 BIPV도 가능하다. 투명한 태양전지에 소비자가 원하는 무늬의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검은색의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통 무늬 창살 같은 디자인 패턴을 만들 수 있다.
‘뷰라이트’ 적용 대상은?
실리콘 태양전지로는 구현할 수 없는 투명성을 확보한 제품으로, 창호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일반 주택과 산업단지를 넘어 외장재로 유리의 비중이 높은 오피스 빌딩, 호텔, 대형 상업시설 등 다양한 건축·시공 분야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공급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창호형 BIPV를 스마트글라스,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연계해 전력 생산과 건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형 에너지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메카로에너지의 내년도 사업 계획 및 장기적인 목표는?
당사는 내년부터 창호 및 시공업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며, 시장 내 안정적인 보급 확대 및 사업 기반 확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당사의 비전인 도심에 필요한 에너지를 도심에서 생산하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미래도시 ‘솔라시티(solar city)’ 구현을 목표하고 있다. 창호와 외벽이 모두 태양전지로 채워진 도시, 건물 그 자체가 발전소가 되는 ‘솔라시티’가 메카로에너지가 그리고 있는 미래 모습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BIPV 시장을 선도하고, 미래 에너지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