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건설한 공장 전경./사진=넥스트스타에너지<br>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건설한 공장 전경./사진=넥스트스타에너지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캐즘)와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 축소 여파 속에서 북미 배터리 사업의 ‘방향타’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돌리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급성장 중인 북미 ESS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캐나다 윈저 공장 내 자동차 전지 라인을 ESS 전용 라인으로 일부 전환, 연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양산한다.

이로써 넥스트스타는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이어 LFP 제품까지 생산하며 이원화 체제를 갖추게 됐다.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생산 전환을 위해 1000여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고 LFP 생산용 소재와 장비를 새로 도입했다.

이훈성 넥스트스타 CEO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기업의 회복력과 유연성은 물론 지속 가능한 혁신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북미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을 ESS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의 NCM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했고,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2026년부터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 공장을 LFP 기반 ESS 생산기지로 전환하면서 현지 ESS 거점을 가장 먼저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캐나다 공장 라인 전환은 이러한 선제적 리밸런싱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며 전기차와 ESS의 ‘투트랙’ 성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ESS는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 안정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ESS 시장은 2023년 약 185GWh에서 2035년 1232GWh까지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 전환을 가속화하는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글로벌 ESS 공급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델타일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유럽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와 1GWh 규모의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캐나다 소재 스텔란티스 합작사에서 북미 시장 대응 역량을 추가로 확보했으며, ESS 제품 생산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이 길어지고 IRA 보조금 축소로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흔들리자 LG에너지솔루션이 ESS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며 “전기차 중심이던 배터리 산업의 축이 점차 에너지저장장치 쪽으로 이동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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