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문기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뛰어난 그래픽과 수동전투의 매력을 극대화한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이온2를 통해 올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지난달 29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지스타 2025 출품작 시연회에서 아이온2 체험 빌드를 선보이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 이용자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 지스타2025현장에서 체험빌드를 즐길 수 있다.
체험빌드는 우루구구협곡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이용자는 혼자 우루구협곡을 탐험하면서 다양한 몬스터와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아이온2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뛰어난 그래픽이었다.
그동안 엔씨가 선보인 MMORPG 신작들인 호연, 블레이드앤소울2 등에서 적잖게 실망했던 터라 그래픽에 대한 큰 기대감이 없었던 때문인지 아이온2의 그래픽은 놀랄 만큼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구현된 아이온2 세계는 최근 출시된 MMORPG 가운데 최고의 그래픽을 구현했다는 칭찬을 받을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숲 속 나뭇가지의 흔들림, 햇살에 비춰지는 물 위의 반짝임, 캐릭터의 피부 윤기 등 게임 내 많은 요소들이 세밀하게 표현된 점이 두드러졌다.
우루구구협곡으로 진입하기 전부터 이용자는 필드 곳곳을 활강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필드를 활강하는 경험은 문득 블레이드앤소울1에서 경공술을 활용해 세계를 모험하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의 전 지역을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고, 수중도 탐험할 수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온2의 세계관은 원작 시점에서 200년이 흐른 후 무너진 아이온 탑과 데바의 몰락을 배경으로 한 서사를 담고 있다. 아이온1의 팬들이라면 더욱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온2의 최대 강점으로는 액션 게임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막강한 타격감을 꼽을 수 있다. 전투를 하는 내내 경쾌하고 즐겁다는 느낌에 빠져들 수 있었다. 자동전투가 일상화된 최근 MMORPG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묘한 감정이었다.
아이온2의 뛰어난 타격감의 비결은 '후판정' 시스템에 있는 듯 싶었다. 아이온2는 다른 MMORPG와 달리 스킬이 발동되는 즉시 데미지가 적용되지 않고, 공격이 적중하는 순간에 맞춰 판정이 이뤄진다.
후판정은 캐릭터가 공격을 당하기 직전까지 판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회피를 하거나 카운터 공격을 펼치는 등의 심리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는 수동 컨트롤 중심의 전투 설계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MMORPG를 편하게 만들어 줬지만, 재미없게 만들어 버린 주범인 '자동전투' 시스템을 아이온2에서 배제한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스킬셋과 특성을 가진 다양한 직업 역시 아이온2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체험빌드에서는 검성, 수호성 등 8개 직업을 고를 수 있다. 각각의 직업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스킬들을 쓸 수 있어 다양한 재미가 쏠쏠하다.
전투 시스템을 이해한 뒤 도전한 우루구구협곡에서의 전투는 긴장감 넘치면서도 경쾌했다. 공격이 적중했을 때의 타격음도 확실해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기도 쉬웠다. 다만, 스킬이 숫자 1부터 8까지 펼쳐져 있는 부분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용자에게는 너무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도 살짝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온2의 진정한 재미는 보스몬스터와 전투를 할 때 느낄 수 있었다.
우루구구협곡의 최종보스 '신성한 아울도르'는 빠르게 움직이며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공격해왔다. 다만, 대부분의 패턴들은 공격이 시작될 때 바닥에 범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신성한 아울도르는 회오리를 일으켜 이용자를 공중에 띄운 뒤 지면으로 내리치는 공격이나 사방에서 회오리가 몰려든 후 지면을 강타하는 기술들을 선보인다. 두가지 패텬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체험빌드에서 만난 신성한 아울도르는 사실 4인용으로 설계된 보스몬스터이기 때문에 혼자서 사냥하기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부활기능도 있지만, 부활하게 되면 지금까지 줄여놓았던 보스몬스터의 체력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액션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어렵게 느껴진다.
액션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30대 후반의 게이머가 세 번의 도전 끝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액션게임에 익숙한 20대 게이머라면 좀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어렵다고 느껴지면 다른 파티원과 함께 도전할 수도 있다.
짧은 체험을 통해 느낀 점은 아이온2가 최근 MMORPG의 문법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순수하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자동전투가 도입되면서 더 이상 컨트롤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 탓에 MMORPG는 지루한 장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다. 수동전투의 즐거움을 강조한 아이온2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부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앞서 엔씨는 리니지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MMORPG 장르 게임 중 리니지를 닮은 게임이라는 뜻이 담긴 '리니지라이크'라는 하위장르를 창조해냈다.
역사를 써왔던 엔씨소프트가 올해 19일 정식 출시하는 아이온2를 통해 '아이온라이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을지 게이머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