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며 연내 ‘2조 클럽’ 첫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9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내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 유력한 수준이다. 증시 활황 속에서 위탁매매, 금융상품 판매 등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국내외 주식 거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18.5%, 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했다. 펀드·랩 등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47.3% 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삼성증권 역시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451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1조 클럽’에 합류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잠정실적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2조7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018억원으로 23.9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092억원으로 28.65%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시 강세로 안정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고액 자산가가 크게 늘었다”며 “1억원 이상을 예치한 리테일 고객이 전 분기 대비 3만7000명 증가했고, 전체 리테일 고객 자산은 37조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키움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1426억원, 미래에셋증권은 1조69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도 1조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이상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증시 활황의 직접적인 수혜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7~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332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거래량 확대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와 신용융자, 해외주식 중개 등 리테일 부문이 고성장을 이어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사업 다각화와 개인투자자 유입이 실적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며 “연내 금융당국이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심사를 마무리할 경우, 업계 전반의 외형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금융당국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한 IMA 사업자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증권사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및 배당 확대 정책도 속속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30년까지 자사주 1억주 이상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삼성증권은 자본 8조원 달성 후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키움증권 또한 기취득 자사주 210만주를 2026년까지 분할 소각하고, 올해 말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시 활황과 함께 증권사들의 ‘슈퍼 호황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연내 2조 클럽 가입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