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사단법인 한국자연재난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회장 유종인)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후원으로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제주시 연동에 있는 글로스터호텔에서 제2회 기후위기와 제주자연재난 대응방안 포럼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제주도 호우 특보기준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한국기상감정사협회 김동호 박사는 우리나라 호우특보 기준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실제 기상청이 지역 특성에 맞게 특보 기준을 변경해 시행한 사례와 기상 선진국 미국과 일본의 차등화된 기상특보 운영사례를 제시했다.
김동호 박사는 “특보와 재해의 발생현황을 파악하고내륙 평지와 다른 제주도의 기상특성을 분석해 호우 발생 빈도와 호우 피해 취약성을 고려한 호우 특보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제주도 집중호우 특성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제주도자연재난방재연구원 유종인 원장은 한라산을 끼고 있는 타원체 형태인 제주도는 바람이 불어가는 풍상 측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릴 때 사람이 주로 사는 해안가에서는 비가 적게 내리고, 현무암으로 조성된 지질이기 때문에 물빠짐이 좋은 제주도만의 특성을 분석했다.
유종인 원장은 “제주도를 찾고자 하는 관광객이 TV 뉴스만 보고 관광 예약을 취소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며 “제주도 기상과 지형 특성을 고려한 호우 특보기준을 내륙과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전병성 한국자연재난협회 회장의 사회로 임장호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오재호 ㈜나노웨더 대표, 오영훈 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서장원 한양대 국방전략기술공학과 겸임교수, 김승배 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실장이 참여해 패널토론을 했다.
오영훈 교수는 "제주도에는 60개 하천과 90개 소하천이 있는데 이 중 9개 정도만 상시하천이고 나머지는 건천"이라며 "호우특보가 내려져도 비가 침투돼 천을 따라 하류까지 빗물이 도달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요즘엔 도로포장이 많이 되어 일부에서는 유출되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실장은 "제주도는 관광산업의 비중이 크다"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 만족도가 5점 만점에 지난해에는 4.3이었는데 올해는 4.5도로 향상된 게 올해 폭염은 있었지만 태풍이 없어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이어 "이런 이유로 제주도 호우 특보기준을 조정해 호우특보 횟수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재호 ㈜나노웨더 대표는 "기상청의 특보는 공급자 입장의 정보일 뿐"이라며 "기상청이 전국민을 상대로 일일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없으니 민간 기상사업자가 수요자가 요구하는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해야 기상정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기상청은 관측망을 유지하고 기본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미션을 다하는 것이므로 기상청에 대한 비난을 없애기 위해서도 다른 기상정보 전달 체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원 한양대 교수는 "이미 제주도는 이미 예보구역을 같은 읍면동에서도 산간지역, 중산간지역, 해안도심 3단계로 구분해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해상 예보구역도 세분화해 대처하고 있다"며 "다만 광주지방기상청장 재임 시 시행했던 상습 침수 지역을 파악해 책받침에 지도를 그려 표시해 알리는 등 기상정보 외에 시민 행동 요령 등 사전 홍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배 KBS 재난방송 전문위원은 "현재 강풍특보, 대설특보의 경우 평지와 산간의 기준이 다르듯이 제주도의 호우 특보기준을 차별화하는 게 제주도를 찾는 관광지로 선택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의 예보를 책임지는 임장호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은 "기상청이 추진하고 있는 특보 세분화에 이번 토론에서 제시된 내용이 반영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기상특보 외에 2023년부터 기상청이 시범 운영한 재해가 우려되는 기준을 넘는 강수량이 관측된 지역에 있는 휴대폰에 호우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올여름부터 제주도에서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병성 한국자연재난협회 회장은 "기상청장 재임 시 먼바다의 해상상태와 달리 섬이 많은 앞바다의 특성을 특보 발표에 고려해달라는 신안군의 요청을 파고계를 설치해 먼바다와 차별화해 풍랑특보를 발표해 어부에게 도움을 준 사례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번 제주도 호우 특보기준 개선에 관한 토론 결과가 제주도 관광산업 발전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