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용 데이터센터 역할에 협동조합 ‘주목’… 업종별 수용성 이점 커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4.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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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분석 수요와 암묵지 발굴에 제격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나름 공장자동화를 구현한 제조업체들이 고도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관리 체계가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관망만 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들을 움직일 협동조합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 간 개인에게 체화돼 있는 경험칙 같은 ‘암묵지’를 확산시키는데 협동조합이 최적의 솔루션 역할을 한다. [사진=dreamstime]
중소기업 간 개인에게 체화돼 있는 경험칙 같은 ‘암묵지’를 확산시키는데 협동조합이 최적의 솔루션 역할을 한다. [사진=dreamstime]

2017년 기준 국내 제조업체 중 99.6%, 종사자 수 기준 70.1%가 중소기업으로 집계될 정도로 스마트공장의 주역은 단연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사의 재무제표를 유사 업종이나 지역 평균과 비교해 보는 간단한 작업이나, 현장에서 온도·압력·습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적정범위에 있는지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양한 제조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학습을 반복하면 생산 수율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우선 제조데이터의 자동 수집 체계부터 구축해야 하지만 실행에 있어 중소기업들은 미온적인 반응이다. KBIZ중소기업연구소가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259개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조데이터 실태를 수요 조사결과, 89.6%가 제조데이터 분석을 목적으로 수집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생산량 증대(33.9%), 원가절감(23.9%), 불량률 감소(21.7%), 생산계획 수립용 수요예측(9.6%) 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조데이터를 확보하지 않은 기업들은 빅데이터라 할 만한 데이터가 없고(55.2%), 담당 인력이 전무하며(13.8%), 기업 제조 특성 맞춤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되는(13.8%) 등을 이유로 솔루션 도입을 망설였다. 

중소제조업체들은 빅데이터 활용의 효과 입증이 어렵고, 규모의 경제도 쉽지 않은 여건에서 빅데이터 도입에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는데 부담을 느꼈으며, 무엇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가 효과적으로 수집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데이터센터 역할을 통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도모할 수 있다. [사진=부산스마트제조혁신센터]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데이터센터 역할을 통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도모할 수 있다. [사진=부산스마트제조혁신센터]

이에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 개선 △빅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시스템 통한 제조 빅데이터 축적 △업종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한 맞춤 서비스 구축 등을 지원해 빅데이터 수집과 운영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해 수용력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기업들의 반응도 궤를 같이한다. 조사결과 기업들은 자동 데이터 수집 체계(43.2%)가 구축돼야 하며, 지속적이고 신뢰성 있는 운영 주체(39.8%), 업종 전문성을 갖춘 분석가컨설턴트 확보(37.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협동조합 통해 업종별 데이터 결집시켜야

데이터는 모여야 진가가 발휘된다. 개별로 확보한 빅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데 그쳐서는 안되며, 결국 종착지는 데이터를 공유해 혁신 성과를 확산시키며 산업 전반의 역동성을 키우는데 있다. 

문제는 기업들은 제조데이터 공개가 썩 내키지 않는다는데 있다. 동종 업계 내 기업들은 서로 경쟁의 대상이므로 배타적이며, 협력의 가능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금융 및 자원의 제약으로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술변화를 소화해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없다. 전문지식 부족과 전담인력 부재로 디지털 보안과 개인 정보 위험 관리 등에도 취약하다는 맹점도 있다.

더욱이 이를 추진할 경영진들은 통상 자신의 경험칙을 최우선적으로 하는 경향이 짙어 새로운 공정 기술에 대한 수용력이 낮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더욱 기존 업무 관행을 고수하려는 태세인데 이와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대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운다. 시장 우위에 있던 대기업이 데이터경제가 본격화 돼 데이터도 선점하면 중소기업의 설자리는 더 좁아지는 것은 자명하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사에게 데이터 분석 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이점이 크다. 규모 경제를 형성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확장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utoimage]
협동조합은 조합원사에게 데이터 분석 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이점이 크다. 규모 경제를 형성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확장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utoimage]

이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연결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의 협동조합을 빅데이터 수집, 분석, 홍보·교육 등의 역할을 할 데이터센터로 활용해야 한다는 방안이 주목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대기업 시장 독주에 대한 대응책으로 시장의 불완전성을 해결하는 것이 본연의 존재 목적이다. 협동조합이 업종별 컨설턴트 및 전문가 역할로 기획, 설계, 제조공정 등 각 가치사슬 단계마다 혁신을 이루는데 유리하며 특히, 조합원사에게 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이점이 크다. 규모 경제를 형성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확장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 간 개인에게 체화돼 있는 경험칙 같은 ‘암묵지’를 확산시키는데도 최적의 솔루션 역할을 한다. 업종별 기업의 분석 수요와 암묵적 지식을 갖춘 제조 현장 전문가를 발굴하며, 데이터 분석 솔루션 공급기업의 업종별 전문성을 높이는데도 협동조합이 제격이다. 

또한, 공급자 입장에서 유사한 포맷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어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장점이다. 

KBIZ중소기업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장 경제에서 일정 지위를 확보 못한 취약계층으로 중소기업 지원책이 도출됐지만, 앞으로는 참여를 유도하도록 혁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이 중소기업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등 더 나은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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