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에너지, 머신러닝과 융복합 R&D로 태양광 패러다임 바꾼다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9.12.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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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실시간 제어, 최적의 발전량 예측 가능… 미국·동아시아 시장도 진출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나눔에너지는 탄소없는 섬, 카본프리아일랜드를 실현하는 제주에서 2016년부터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이 기업은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미국과 베트남, 홍콩 등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추진력과 내공을 지니고 있다.

나눔에너지 양지혁 대표는 한국과 미국, 베트남, 홍콩 등 전세계 각지를 돌면서 태양광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나눔에너지 양지혁 대표는 한국과 미국, 베트남, 홍콩 등 전 세계 각지를 돌면서 태양광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태양광 발전시스템 엔지니어링과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나눔에너지는 올해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상을 수상했으며, 2년 연속 제주에너지공사와 KT의 협력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나눔에너지는 약 962개소의 주택과 건물, 그리고 25.5MW의 태양광발전소를 시공해왔다.

또한 올해에는 한화큐셀과는 주택 대여사업으로, 현대종합상사와는 RPS 태양광 발전소 사업으로 각각 시공협력사가 됐다. 최근에는 현대에너지솔루션과 사업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미국 지사도 만들어 미국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매출도 2017년 2억원에서 올해는 50억원까지 올랐으며, 내년에는 1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머신러닝으로 방위각과 경사각 패러다임 바꾼다

나눔에너지가 이처럼 빠르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태양광 발전 R&D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회사를 총괄하는 양지혁 대표는 2005년부터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어서 국내외 태양광업체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으며 크고 작은 업체를 운영하면서 스타트업을 준비해왔다.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게 된 양 대표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에 주력하는 한편 기술 및 소프트웨어 구축 개발에도 힘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나눔에너지는 2016년 ‘온라인 설치 시뮬레이션과 음영분석기를 이용한 태양광 발전영업 방법 및 이를 시행하는 시스템’과 2017년 ‘이중 층 구조의 태양광 모듈 및 이의 제조방법’ 등을 특허등록하기도 했다.

나눔에너지의 머신러닝 기반 태양광 발전 예측 플랫폼의 테크트리 [자료=나눔에너지]
나눔에너지의 머신러닝 기반 태양광 발전 예측 플랫폼의 테크트리 [자료=나눔에너지]

특히 올해에는 ‘머신러닝 기반 태양광 발전 제어 시스템 및 방법’과 ‘태양광 발전 밸런싱 제어 시스템 및 방법’ 등을 특허등록했다. 이 가운데 나눔에너지가 자랑하는 사업 중 하나가 ‘머신러닝 기반 태양광 발전 예측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태양광 발전소에 센서를 부착해 온도와 조도, 습도, 풍속 등 다양한 환경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수집한 뒤, 태양광 전지가 최적의 효율성을 낼 수 있는 방위각과 경사각을 계산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후 태양광발전장치 설치 현장과 시스템 서버와의 데이터 망을 구축하면, 모듈 데이터가 애플리케이션에 나타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양 대표는 “대체로 태양광을 설치하면 정남향(180도)으로 잡는 게 보통인데 각 지역마다 경사나 태양과의 이격거리에 따라서 각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제주도 같은 경우도 동향이 좋기 때문에 167도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설치하는 발전소의 방위각과 경사각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 이 플랫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플랫폼은 이처럼 각도만 예측할 뿐 아니라 레이아웃과 수익성, 에너지 생산량, 대출규모, 공사 및 유지 비용 등 경제적인 부분들도 함께 분석해서 예측한다. 실제로 현재 나눔에너지는 본사 홈페이지에 ‘경제성 분석 엔진’란을 마련해서 태양광에 관심있는 사람 누구나 이 플랫폼의 체험판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나눔에너지의 R&D 부속연구소의 모습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나눔에너지의 R&D 부속연구소의 모습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융복합 R&D 강화로 플랫폼 사업 확장

또한, 나눔에너지는 인공지능으로 발전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솔라 밸런싱 제어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놓은 상태다. 이 시스템 역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개별 제어를 고객에게 제공해 최대의 효율성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솔라 밸런싱 제어 시스템은 기존 모듈제어기술과는 달리 실제 발전소의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확보해 모델링을 먼저 추출한다. 그에 따라서 이 시스템은 음영과 고장, 오류 등을 방지해주는 것은 물론 최대전력을 끌어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울러 정해진 기준이 아니라 발전설비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최대 출력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 대표는 “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솔라엣지 같은 선도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분해해서 분석하고 연구를 거듭해 그 결과를 거둔 것”이라며, “현재 미국 국제특허승인(PCT)에 출원도 해놓은 상태다. 이것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글로벌 애프터시장의 변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눔에너지는 융복합 R&D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해 2018년 부설연구소도 설립했다. 그 결과 나눔에너지는 제주대 산학협력단 및 홍익글로벌과 함께 ‘지능형 신재생에너지 마켓 플랫폼’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신재생에너지 소비자들에게 태양광 시스템의 전기에너지 생산량과 설치비용을 정확히 예측하고 방위각 계산 및 전기료 지출 대비 절감량을 한꺼번에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이 플랫폼은 획기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지역사업 우수사업에 선정돼 장관표창을 받았으며, 현대에너지솔루션과 계약도 체결된 상태다. 아울러 미국으로의 플랫폼 사업 확장도 준비 중에 있다.

애리조나 300MW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나눔에너지는 이 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사진=나눔에너지]
애리조나 300MW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나눔에너지는 이 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사진=나눔에너지]

양 대표는 “이 플랫폼을 통해서 예측 불가능한 기후상황이나 현장, 주변상황에 따른 맞춤형 모델링이 가능하고, 발전 경제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기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장치에 탑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충분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시간과 경험뿐이다. 양 대표는 “이런 플랫폼들을 구축하고 테스트베드를 막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데이터를 모을 수만 있으면 오차범위를 더욱 좁힐 수 있게 된다”며, “나눔에너지는 한화나 현대, 한솔 같은 국내 기업의 자재와 부품을 바탕으로 최고의 시공품질을 자랑한다. 결국 가장 큰 차별점은 방위각과 경사각 등을 예측해 최적의 발전량을 셋팅해주는 이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 원년… IoE 기반 ESS 융복합 시스템에도 도전한다

내년 나눔에너지의 주요 타깃은 미국 시장이다. 나눔에너지는 미국 배터리 제조 및 수리회사인 ETS사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공 프로젝트와 태양광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 태양광이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도달한 상태여서 정부의 지원이 상당하다는 것. 양 대표는 “지금 미국 일부 주에서는 Investment tax credits(투자세액 공제제도)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 개인주택이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 경우 설치비용의 30%를 개인소득세에서 감면해주고 있다”며, “이 공제가 2022년에 종료될 예정이어서 지금 미국 태양광 시장이 뜨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나눔에너지 양지혁 대표와 직원들의 모습. 양 대표는 “직원들 대부분이 젊고 의욕과 실력이 넘치는 사람들”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해 R&D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나눔에너지 양지혁 대표와 직원들의 모습. 양 대표는 “직원들 대부분이 젊고 의욕과 실력이 넘치는 사람들”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해 R&D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따라서 나눔에너지는 미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 지사를 설립하고 도면 엔지니어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내수 태양광 발전사업까지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홍콩에도 글로벌마케팅팀을 두어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세계 에너지 이슈를 취합해 공유하고 있다.

나눔에너지는 올해 국내를 대상으로는 공격적인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제주도에 1MW 가량의 자체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했으며, 제주의 노형드림타워 태양광사업에 참여하거나 미국 애리조나나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양 대표는 “요즘에는 스마트폰만으로도 작업들의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실시간으로 보고할 수 있고, 참여직원이 누구인지 날씨는 어땠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런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히스토리를 쌓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벌여나가는데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나눔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융복합 시스템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양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ESS 성장이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전력 및 에너지가 데이터처럼 자유자재로 생산-유통-저장-소비되는 에너지인터넷(IoE) 기반의 ESS 융복합 시스템이 확산될 것”이라며 “나눔에너지는 앞으로 풍부한 설계와 시공 프로젝트 경험을 다져서 신재생에너지 미래에 특화된 솔루션을 전세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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