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업계가 ETF 시장 확대와 증시 회복의 영향을 받아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인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영업이익 988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9.1%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랐다.
22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상위 8개 운용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3700억원을 넘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반이 실적 상승세를 타며 다시 한번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 KB자산운용, 3년 연속 성장세 끝에 1위 등극
KB자산운용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23년 403억원 ▲2024년 431억원 ▲2025년 988억원으로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두 배 넘는 성장을 기록하며 단숨에 업계 선두에 올라섰다.
KB자산운용 측은 대체투자 부문 성과보수와 수탁고·순자산가치(NAV)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의 성과보수 반영과 수탁고, NAV 상승에 따라 보수가 확대되며 순이익도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 영업이익 2위…순이익은 압도적 1위 유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반기 영업이익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치며 2위에 머물렀다. 2023년 1000억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은 2024년 877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정체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펀드 수탁고 확대와 글로벌 ETF 성과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ETF가 국내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이 3267억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2468억원) 대비 32.4%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법인에서만 약 170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해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은 미국, 인도 등 16개국에서 운용 중인 자산(AUM)이 400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확장 전략이 실적 상승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 삼성·한국투신·신한 ‘꾸준한 성장’…한화는 사실상 정체
삼성자산운용은 ETF 중심의 안정적 자산 확대와 운용 효율 개선에 힘입어 584억원의 영업이익과 5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은 매년 실적 변동성이 적고, ETF 주도권과 글로벌 상품 다변화가 강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25억원(전년 대비 65.9% 증가), 신한자산운용은 258억원(24.1% 증가)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각각 217억원(45.1%↑), 204억원(11.6%↑)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실적이 사실상 정체된 회사로 기록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전년(281억6574만원)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일회성 성과보수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증시 호조와 수탁고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한 수준”이라며 “영업수익은 약 10억 원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이 9억 원 줄며 전체 비용 부담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6000만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 자산운용업계, 회복세 본격화…‘ETF+글로벌 전략’이 관건
2025년 상반기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은 ETF 시장 확대와 증시 반등, 대체투자 성과 등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며 전반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수탁고 증가와 NAV 상승이 직접적인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지며, 상위 8개 운용사 모두 영업이익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ETF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운용, 해외 자산 확장 전략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제 흐름과 증시 분위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