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문기수 기자]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전면파업이 시작됨에 따라 입국·출국 등 업무 지연 사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 지부는 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부터 추석연휴 기간 동안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전면파업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동자 1300명이 참여한다. 전체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3곳 전체 노동자(9300명)의 13.9% 수준이다.
이들은 주로 활주로·청사 유지관리, 주차장 관리, 미화, 셔틀버스, 소방, 전기 설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필수유지업무로 분류된 탑승교와 보안검색 담당 직원들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탑승교 담당 직원들은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준법투쟁의 일환으로 과업지시서에 명시된 점심시간 1시간과 새벽근무 중 휴게시간을 준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의 전환을 위한 인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문설희 인천공항지부 정책기획국장은 "2022년 공항공사 자회사 3곳과 합의서를 체결해 인천공항 4단계 확대에 따른 인원확충을 약속받았다"면서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도 인원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측은 특히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라 책임 구역은 넓어졌지만, 인원은 거의 늘어나지 않은 탓에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3월 15일에는 야간근무를 하던 직원이 돌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해당 직원이 아침 9시에 퇴근해 당일 오후 6시에 출근하는 연속야간 노동을 한 탓에 과로로 사망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결의대회 현장에서는 한 노조 간부가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을 향해 "불법채증을 멈춰라"고 구호를 외치는 등 일순간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노조 간부에게 지목당한 공항공사 직원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히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노조는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한국공항노조연대 노조원들과 합류한 뒤 오후 2시부터 파업결의 대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원들이 김포공항으로 떠난 뒤 인천국제공항은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들로 가득찼다.
본격적인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오전 11시 30분 기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9편의 이륙이 연기되는 등 일부 업무에 이미 차질이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카운터 전광판에 따르면 이날 출발이 지연되는 항공편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행 말레이시아항공 MH067편, 카타르 도하행 카타르항공 QR858편(11시→오후 2시 40분), 카자흐스탄 알마티행 에어아스타나항공 KC910편, 베트남 호치민행 아시아나항공 OZ731편(11시 10분→오후 4시 40분), 베트남 호치민행 비엣젯항공 VJ863편(11시 40분→오후 1시 10분), 홍콩행 캐세이퍼시픽 CX439편, 카타르 도하행 카타르항공 QR860편(오후 1시 40분→오후 2시 35분), 일본 후쿠오카행 이스타항공 ZE643편(오후 2시 40분→오후 3시), 중국 선전행 중국남방항공 CZ3090편(오후 2시 50분→오후 3시 40분) 등 총 9편이다.
항공기 9편의 지연은 지난달 19일 노조의 경고파업 당시 지연됐던 항공기 3편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전광판을 본 다수의 여행객들은 "지연 편수가 많은데 정말 괜찮은건가"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지연편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3일에는 좀 더 큰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일부터 12일까지 추석 황금연휴 기간 동안 약 245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달 30일 밝힌바 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한 수치로, 하루 평균 22만 3000명이 공항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연휴 기간을 특별 교통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여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책의 일환으로 제2여객터미널 1번 출국장에 엑스레이 검색 장비를 추가하고, 보안검색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출국장 운영 시간도 오전 6시에서 오전 5시로 한 시간 앞당긴다. 항공사와 협력해 추가 체크인 인력을 배치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