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문기수 기자]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예고하면서 셔틀버스 운행, 탑승교, 청소 업무 등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2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와 한국공항노조는 19일 경고파업을 신호탄으로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전국 15개 공항에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경고 파업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조원 1600여명과 전국공항노조원 2000명 등 총 3600명이 참석한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와 한국공항노조 조합원들은 주로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로, 주로 활주로-청사유지, 보안검색 보수, 소방, 전기 설비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노동조합법에 따라 이들 노조는 파업을 시작하더라도 탑승교, 보안검색 등의 필수유지업무는 유지해야 한다. 이때문에 공항 전체가 완전히 멈추는 일은 발생하지 않지만, 노사가 합의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업무유지율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파업이 본격화되면 고객 수송, 탑승 수속 등 각 분야별로 평상시 대비 최소 22%, 최대 83%의 인력이 자리를 비우게 된다.
인천공항에는 올해 설 황금연휴 10일(1월24일~2월2일)간 무려 210만 명 이상이 방문한 바 있다. 올해 추석연휴는 10월3일 개천절부터 시작된다. 10월10일 금요일 하루만 연차를 내면 최대 10일을 쉴 수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설 연휴 기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자가용을 타고 공항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우선 교통지옥을 만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공항 내 주차장을 관리하는 교통관리 사업부의 업무유지율은 17%로, 파업이 본격화 된다면 사실상 주차장 관리 인원 10명중 8명 이상은 파업에 참여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발렛파킹 등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혼잡한 주차장을 벗어나 터미널로 향할 때에도 불편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항내 셔틀버스 업무유지율이 4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셔틀버스 10대중 6대는 운행을 멈출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때문에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고객들은 터미널로 향하는 주차장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터미널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마쳤다고 해도 항공기 탑승하기 까지는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객들을 항공기 내부로 수송해주는 탑승교 업무유지율은 78%다.
탑승교는 다른 분야와 비교해 더 중요한 업무인 만큼 업무유지율 자체는 높지만, 추석 연휴에는 역대 최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2% 수준의 인력 공백도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일부 여행객들은 출발 5시간전까지는 가야 안전할지 혹은 더 일찍 출발해야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때는 파업이 없었음에도 인천국제공항 측에서 비행기 출발 4시간 전에 도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은 공항에 갈 때마다 접하던 친절한 안내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안내데스크·방송실을 담당하는 여객터미널 사업부의 업무유지율은 20% 수준이다. 아동실종이나 탑승안내 방송 업무에도 지장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파업이 연휴 기간 동안 지속되면 인천공항내 화장실과 휴지통들은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필수유지 업무에는 환경미화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모든 청소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휴 기간 동안 고객들이 몰리는 데다 청소업무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불편은 가중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역대급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공항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인력 충원'과 '교대제도 개선'이다. 이들은 3조2교대 근무제로 인해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으며, 안전사고 위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충원과 함께 교대제도 역시 4조2교대로 변경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항노동자들은 3조2교대 제도와 열악한 업무환경과 더불어 인천공항 확대에 따라 안전인력이 1000명 이상 충원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인천공항은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인력 충원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교대근무 제도 개편 역시 현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파업으로 인한 업무마비 우려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회사(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동조합의 파업시 자회사 주관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해 공항 이용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대응할 예정"이라면서도 내심 우려하는 눈치다.
노동조합법상 필수업무제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필수공익사업장은 파업참가자의 50%까지 대체근로를 허용한다. 이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측은 핵심 업무인 탑승교의 경우 최대 91.5% 수준까지 업무유지율을 끌어올릴수 있다.
다만, 애초에 업무유지율이 20% 미만인 공항내 주차장 관리 업무나 필수업무로 분류되지 않는 청소 등의 업무는 대체인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추석연휴기간 동안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 측과 노동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