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이어오던 미국 태양광 시장, 올해 성장세 다소 주춤할 듯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2.01.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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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전반 가격 상승에 성장세 둔화… 주택 부문만 소폭 상승 전망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약 180GW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던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200GW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장에는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컸다.

한국수출입은행 ‘2021년 3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태양광 수요에서 중국 및 미국이 5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보다 큰 성장세를 이끈 것이다.

지난해 미국 내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약 20GW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utoimage]

특히, 미국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신규 용량 추가를 기록한 미국은 지난 10년간 태양광발전 비용이 하락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친환경에너지 확산에 적극적인 바이든 행정부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정부는 공격적인 투자 및 정책적 지원을 통해 2035년까지 전체 전력에서 태양광발전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지난해 미국 신규 발전용량, 태양광 54%로 가장 많아

최근 코트라(KOTRA) 이성은 미국 달라스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시장은 2021년 1분기에서 3분기 사이 총 15.7GW가 설치됐다. 3분기에는 5.4GW가 추가되면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무역관은 4분기까지 더해 지난해 미국 태양광발전 용량은 약 20GW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주택용 태양광 설비량도 처음으로 단일 분기 기준 1GW를 초과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국 주택 소유자 600명 중 1명이 매 분기마다, 즉 연간 50만 가구가 태양광을 설치하게 된다.

이러한 태양광의 성장세는 에너지원별 신규 용량 추이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2021년 1분기에서 3분기 사이 미국 신규 발전용량에서 태양광발전 용량이 54%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태양광에 이어 풍력발전 35%, 천연가스 10% 순으로 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산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태양광발전의 성장세는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이끌었다. 지난 10년간 태양광발전 설치비용은 70% 이상 하락했다. 평균 크기의 주거용 시스템 가격은 2010년 약 4만 달러에서 현재는 약 2만 달러로 하락했으며, 최근 유틸리티 규모의 발전 비용은 약 16달러/MWh에서 35달러/MWh로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 해봐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원별 미국 추가 발전 용량 점유율
에너지원별 미국 추가 발전 용량 점유율 [자료=Wood Mackenzie, FERC, SEIA(2021.12.), 출처=코트라]

주거용 모든 부문 시스템 가격, 2014년 이후 최고치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 이후 태양광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올해 미국 태양광 시장은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태양광 시장을 괴롭혔던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가격 인상 이슈가 미국 태양광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무역관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모든 부문에서 전년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시스템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장비 비용, 원재료 비용, 운임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거용, 비주거용, 유틸리티 고정 각도, 유틸리티 단축 추적식 시스템 가격은 전년대비 각각 1.0%, 3.2%, 3.0%, 0.8% 증가했다. 주거용 외 모든 부문에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틸리티 단축 추적식 시스템의 경우, 시장 성장으로 인해 양면모듈뿐만 아니라 대면적 모듈 채택이 증가하며 재료 효율성을 높여 가격 상승이 다소 상쇄됐다.

가격 상승 추세로 인해 올해 미국 태양광의 성장세는 이전과 비교해 다소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는 공급망 제약,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2022년 미국 태양광 산업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25% 더 낮은 수준인, 22.2GW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유틸리티와 상업 부문이 각각 33%, 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부문만 4% 증가할 것으로 보았지만, 공급망 문제가 해결될 경우 시장은 개선될 전망이다.

태양광산업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의 장비 조달 및 가격 책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유틸리티 부문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데, 이는 프로젝트를 위한 대부분의 장비들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2020년 4분기 이후 미 전국 시스템 가격은 고정 각도(Fixed-tilt) 프로젝트의 경우 11.7%, 단축 추적식(Single-axis tracking) 프로젝트의 경우 8.5% 상승했다. 높은 장비 비용, 리드타임 증가 및 계약 협상 난항으로 인해 기존의 개발 프로젝트도 연기되고 있다. 당초 2022년으로 예정됐던 몇몇 대규모 프로젝트의 운영 개시가 2023년 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태양광 시스템 가격 및 설치용량 동향 [자료=Wood Mackenzie, SEIA(2021.12.), 출처=코트라]

각종 정책적 지원에 태양광 상승세 지속 전망

올해 다소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최근 논의 중인 투자세액 공제(ITC)이 연장될 경우, 향후 5년 동안 기존 전망치보다 43.5GW 용량이 추가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19일 하원을 통과한 BBB(Build Back better) 법의 하위 버전에는 청정에너지 세액 공제에 대한 연장과 수정이 포함돼 있어 장기적인 태양광 산업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투자세액 공제(ITC)를 확대하고, 태양광 프로젝트가 생산세액공제(PTC)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독립형 저장장치에 대한 ITC 혜택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현재 법안은 상원의 승인이 필요하며, 내용에 다소간의 변경이 있을 수 있다.

ITC 연장이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공급망 제약이 계속돼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비용 상승 부문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특히, 이 무역관은 대용량 프로젝트의 경우 ITC 보다 더 큰 혜택인 PTC를 선택할 수도 있어 산업 관계자들의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이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지난해 11월 16일 양면모듈에 대한 201조 관세 면제를 부활했다. 또한, CIT는 결정 실리콘 모듈에 대한 201조 관세를 기존 18%에서 15%로 인하했다.

201조 관세는 2022년 2월 만료될 예정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201조 관세 적용이 연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존보다 낮은 세율로 연장될 것으로 보여 유틸리티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가격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

미국 기업별 태양광 누적 설치 용량 [자료=SEIA, 출처=코트라]

미국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참여 가속화도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는 주요 요소다. 애플, 아마존, 월마트, 타깃, 구글 등 청정에너지 목표를 가진 대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태양광발전을 채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애플 본사는 17MW의 옥상 태양광 설비, 4MW의 바이오가스 연료 전지 등 100% 재생 에너지로 운영된다. 워싱턴 시애틀에 소재한 아마존은 2억 마일 이상의 트럭 배달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분량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상업용 전력 수요의 1% 미만이 태양광발전으로 충당되므로 상당한 성장 기회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연달아 미국 내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승인되는 점도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토지 관리국(BLM)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쪽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소재한 연방 토지 내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인 아리카(Arica) 프로젝트, 빅토리 패스(Victory Pass) 프로젝트 승인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BLM의 사막 재생에너지 보존 계획(Desert Renewable Energy Conservation Plan)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합한 지역 내에 위치한 최초의 프로젝트이다. 아리카, 빅토리 패스 프로젝트를 통해 465MW 전력 생산, 약 13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BLM은 향후 정부의 재생에너지 장려 지원을 BLM의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무부는 콜로라도, 네바다 및 뉴멕시코에 있는 태양에너지 지대(Solar Energy Zones) 내 개발을 위한 토지 지명을 촉구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발전은 2020년 미국 전체 발전량의 약 3%를 차지했으나, 이 수치는 2050년까지 20% 이상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 무역관은 “미국 정부는 2035년까지 태양광발전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자 하므로 공격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며,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 우려도 주택 소유자들의 주거용 태양광발전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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