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수확 10일 늦추면 상품성 있는 ‘과수’에 ‘태양광’ 수익 더해진다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0.10.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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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 태양광발전 톺아보기Ⅲ_포도: 기온·일사량 증가로 달라진 ‘당도’ 문제 해결

[녹색에너지연구원, 전남농업기술원, 원광전력 제공] 영농형 태양광은 불안정한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친환경 전력 생산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차세대 발전 시스템이다. 농지에서의 농작물 수확량 감소 및 영농 활동의 장애를 최소화하며 태양광발전을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Sun’agri 사의 포도재배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사진=녹색에너지연구원]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영농형 태양광 실증사업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인더스트리뉴스>, <솔라투데이> 지면을 통해 3개월 간 배, 녹차, 포도 순으로 독자와 공유하고 있다. 배, 녹차편에 이어 ‘포도’를 대상으로 한 국내외 영농형 태양광발전 실증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농형 태양광Ⅲ_포도: 당도 맞추기 위한 의도적 음영 효과 적용

포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대표 과일로 6대 노지과수(사과, 감, 배, 포도, 복숭아, 귤) 중 소득이 가장 높은 과수이다. 2004년 당시 우리나라 포도 재배 면적은 약 2만3,000ha였다. 그러나 한·칠레 FTA 체결로 인한 칠레산 포도 유입 이후, 2019년 기준 1만3,000ha로 43% 가량 면적이 감소했다. 생산량 역시 반토막 났다.

최근에는 냉해, 폭염, 장마, 태풍 등과 같은 이상기후로 인해 포도의 생산량 감소 및 품질 저하로 인해 포도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세계 와인산업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 이유는 폭염으로 높아진 기온과 일사량으로 포도의 당도가 증가하고 이는 더 높은 알코올 도수로 발효됨에 따라 와인맛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 와인 품종인 카르베넷 소비뇽의 재배지도 이를 피하기 위해 온도가 낮은 북쪽 지방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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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에너지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컨소시엄과 함께 포도 대상의 영농형 태양광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프랑스 리옹의 Sun’agri 사의 실증사이트를 직접 방문했다. [사진=녹색에너지연구원]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컨소시엄과 함께 포도 대상의 영농형 태양광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프랑스 리옹의 Sun’agri 사의 실증사이트를 직접 방문했다.

폭염이 극심한 프랑스의 경우, 일사량이 높은 오후에는 태양광 모듈을 가변해 의도적으로 포도나무에 음영을 만든다. 이를 통해 태양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 열과(熱果) 및 열매마름 피해의 최소화, 그리고 당도조절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Sun’agri 사는 농업용수를 절약함과 동시에 대조구 보다 높은 품질의 포도 재배를 할 수 있게 됐다.

성숙 속도 늦을 뿐 상품성 뒤지지 않아

국내의 경우 원광전력와 한국남동발전에서는 2018년 인천 영흥도에 포도 과수를 대상으로 100kW급 영농형 태양광을 실증 연구 중에 있다. 하부 포도 과수의 성장, 착과, 생리장해, 과실특성, 병해충 영향 등을 현재 2년째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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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흥에 위치한 100kW급 영농형 태양광 포도 실증 단지 [사진=녹색에너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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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구 및 영농형 태양광 하부에서 수확한 포도, 그리고 10일 후숙 후 포도 [자료=녹색에너지연구원]

포도 발아 후 30일 이전의 신초장, 엽장, 엽폭 등은 대조구 대비 영농형 태양광 모듈에서 신초의 발달이 높게 나타났으나, 30일 이후 포도 가지의 생장은 대조구와 영농형 태양광 하부 모두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대조구 보다 하부 포도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적어 토양 내 질소 비료의 흡수가 저해되고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포도 잎수 및 옆면적이 대조구 보다 적어 광합성이 활발하지 못한 결과 포도의 착색 및 당도에 영향을 미쳤다.

동일시기에 수확한 포도의 경우 대조구(노지) 17.5bx(브릭스)에 비해 영농형 하부는 16.2bx로 당도가 낮았지만, 10일 정도 지연 수확한 경우는 17.3bx로 일반 노지에서 생산된 포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상품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즉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포도의 경우 성숙 속도가 늦을 뿐 상품성에서는 뒤지지 않아 과일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농업경영의 하나의 기법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포도를 대상으로 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실증기간이 길지 않고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점점 일사량이 줄어들고 있는 국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영농형 하부에서도 이상기후에 대응하며 재배 가능한 품종 발굴 및 표준화된 재배기술을 도출해 국내 포도 산업의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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