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국 정부가 재활용 의무화와 공급망 강화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2025 배터리코리아(BATTERY KOREA 2025)’ 컨퍼런스에서는 배터리 산업계의 최신 화두에 대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2025 배터리코리아(BATTERY KOREA 2025)’ 컨퍼런스에서는 배터리 산업계의 최신 화두에 대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22일 열린 ‘2025 배터리코리아’ 컨퍼런스의 오후 강연인 A트랙에서는 배터리 부식 관리, 자원 순환, 누설 검출, 정책 대응, 차세대 전지 등 업계의 당면 과제를 짚고 해법을 모색하는 발표들이 이어졌다.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A트랙 강연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 내부와 주변의 부식 방지와 대응 전략(아토텍코리아 콘스탄틴 톰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 △리튬 이온 배터리의 습식제련 공정에서 효율적인 열 및 기계적 분리를 통한 공정 최적화(한국알파라발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 △배터리 LEAK 검사를 위한 기술과 솔루션 적용을 위한 체크포인트(다이트론코리아 TOFWERK 마크 고닌 대표)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와 K-배터리 성장 전략(산업연구원 황경인 대외협력실장)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추진 방향과 미래 전망(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훈기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아토텍코리아 콘스탄틴 톰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 한국알파라발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 다이트론코리아 TOFWERK 마크 고닌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사진 왼쪽부터) 아토텍코리아 콘스탄틴 톰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 한국알파라발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 다이트론코리아 TOFWERK 마크 고닌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글로벌 산업 속 기업별 배터리 대응 전략 모색

첫 연자로 나선 아토텍코리아 콘스탄틴 톰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는 전기차 배터리의 부식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배터리 하우징, 전류 집전체, 냉각 장치 등 주요 부품은 수분과 전해질에 의해 갈바닉 부식, 알루미늄 용해, 구리 산화 현상을 겪는다.

콘스탄틴 톰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는 “표면 처리 및 도금 기술로 이를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6가 크롬을 대체하는 친환경 코팅 기술이 향후 배터리 안전성과 수명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알파라발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는 배터리 가치사슬에서의 순환경제 전략을 제시했다.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1,100만 톤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럽연합의 리튬·코발트·니켈 재활용 의무 규정을 소개했다.

이어 기계적·열적 분리 기술과 제로 리퀴드 디스차지(ZLD) 시스템을 통해 자원 회수와 폐수 최소화를 지원하고 있는 알파라발의 기술을 소개하며, 한국과 미국의 리튬 회수 플랜트 사례를 통해 기술적 성과를 공유했다.

다이트론은 스위스 TOFWERK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 누설 검출 기술을 발표했다. 기존 헬륨 방식이 비용과 민감도에서 한계가 있었던 데 비해, 새로 제시된 화학 이온화 질량분석기(Vocus)는 전해질 증기만을 선택적으로 검출해 ppt(조 단위) 수준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발표를 진행한 다이트론코리아 TOFWERK 마크 고닌 대표는 “헬륨 사용이 불필요하고 대기압 조건에서도 작동 가능해 실시간 검사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며, “헬륨 방식의 한계를 넘어 전해질 증기만을 ppt 단위로 검출할 수 있으며, 실시간 검사로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산업연구원 황경인 대외협력실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훈기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사진 왼쪽부터) 산업연구원 황경인 대외협력실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훈기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기술적·정책적 K-배터리 산업의 당면 과제 논의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및 솔루션 소개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을 위한 전략적, 기술적 강연도 이어졌다. 산업연구원 황경인 대외협력실장은 미국의 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국내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IRA는 2027년부터 배터리 광물 가치의 절반 이상을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조달해야 하고, 부품 가치의 60% 이상을 북미산으로 충족해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황경인 실장은 “IRA는 단순한 통상 규제가 아니라 공급망 재편을 강제하는 법안”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훈기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추진 방향과 미래 전망을 소개하며, 전고체전지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리튬금속 음극 적용 시 에너지 밀도의 최대 70%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다수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계면 저항과 리튬 덴드라이트 형성 문제가 남아 있다.

이에 정훈기 센터장은 황화물·할라이드계 전해질 연구, 양극 표면 코팅 기술, 실리콘 기반 복합 음극 개발 등을 통해 안전성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센터장은 “황화물계와 할라이드계 전해질, 그리고 양극 표면 코팅 기술을 통해 전고체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리고자 한다”며, “실험실 단계를 넘어 대면적 제조 기술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은 다양한 발표를 통해 한국 배터리 산업이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안전성·지속가능성·정책 대응·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네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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