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부장판사 김석범 채영림 정문기) 23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정 앞에 해당 재판에 대한 안내가 돼있다./사진=서영길 기자<br>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부장판사 김석범 채영림 정문기) 23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정 앞에 해당 재판에 대한 안내가 돼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 측이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약 670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 첫 공판기일이 진행된 가운데, 이르면 내년 1월쯤 해당 재판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결심공판은 재판의 마지막 공판기일로, 모든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이 끝난 후 재판의 종결을 앞두고 당사자들이 마지막으로 주장과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부장판사 김석범 채영림 정문기) 23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원고인 영풍 측과 피고인 고려아연 측의 향후 재판 일정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약 7분만에 종료됐다.

피고 측인 고려아연 이사진들은 이날 재판에 모두 출석하지 않은 채 양사 변호인단만 참석해 재판이 열렸다. 민사소송은 형사재판과 달리 출석 의무가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는다.

공판에 앞서 재판장은 "쟁점은 복잡해 보이지 않는데, 서면 분량이 너무 많다"며 프리젠테이션(PT) 할 것인지를 물었고 양측 모두 "PT를 진행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재판장은 "재판이 산으로 가기전에 다음 기일에선 PT를 진행한 후 시작하겠다"며 "원고, 피고 각 20분씩 하고 상대방 주장에 대해 재반박 하는 시간을 각 5분씩, 변론 시간까지 더해 약 1시간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이날 재판에선 원고인 영풍 측이 신청한 구석명에 대한 일정도 조율됐다. 구석명은 원고 측이 재판부에 상대방의 주장·증명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해 소송관계를 분명히 하려는 절차다.

영풍 측은 재판부에 구석명에 대한 답변 기한을 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의 물음에 피고 측은 “원고 측이 요구한 구석명 내용이나 자료가 워낙 방대해 신속하게 제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11월 20일까지 답변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음 기일에 전에 증거 신청을 모두 마치고 PT를 마친 후 증거 조사만 되면 결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은 오는 12월 18일 오후 4시이고, 이후 한 번 더 공판기일을 거친 후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앞서 영풍 측은 지난해 11월 8일 고려아연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회사에 6732억99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쳐 해당 금액만큼의 배상금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1주당 56만원정도였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자사주를 총 204만30주 취득했기 때문에 회사는 그 차액에 주식 수를 곱한 만큼의 손해를 입었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한편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13명 가운데 피소된 이사들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총 10명이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반대한 장형진 영풍 고문(기타비상무이사)과 이사회에 연속 불참한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사외이사)은 제외됐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원고(주주)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원고가 아닌 회사에 돌아간다.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상장법인은 0.01%)을 가진 주주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먼저 소 제기를 청구한 뒤,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30일 내에 소 제기를 하지 않으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지난해 소송 당시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소 제기를 청구했으나 한달 간 회신이 없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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