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박현우 기자] 글로벌 스마트제조가 단일 기업의 파일럿 단계를 넘어 산업 간 데이터 연결과 스케일업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제조산업의 혁신 방향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지난 4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정진욱·송재봉·최형두 의원 공동주최,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데이터로 연결하고 AI로 성장하는 제조혁신의 국가 전략 방향을 민간이 먼저 제안한 첫 공식 자리로, 산업계·정부·국회가 함께 제조산업의 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이 ‘AI 쌍둥이 고속도로 ‘Green SDM-X 스케일업’’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포문을 열었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먼저 “AI 쌍둥이 고속도로가 겹겹이 깔릴 때 우리는 AI로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박 명예회장은  “두 개의 고속도로 중 하나는 기업에서 센싱 데이터를 수집·저장해서 AI와 디지털트윈을 활용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율생산 체제고, 다른 하나는 실제 제품이 완성돼서 국가 간에 수출할 때까지 필요한 공급망 데이터스페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종적으로 각 기업들이 고속도로를 만들고 고속도로 위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이터스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라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가 이 두 개의 축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데이터스페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의 데이터주권 △국제 표준 기반의 투명한 데이터 관리 체제 △국제 표준 기반의 데이터 거래 모델 등 3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회에는 △산업별데이터스페이스기본법 △DPP/CBAM 데이터규정 △공공조달 가점을, 정부에는 △부처별 공동과제 코드 △국가형 인프라 △표준·보안프레임 등을 요청했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기조강연 이후에는 산업계의 발표가 이어졌다.

HS SOFT, 티엘비는 각각 ‘자동등록·연결 SDM(소프트웨어 중심 제조)’와 ‘Steam-as-a-Service(서비스로서의 증기)’ 스케일업 실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실증 프로젝트는 AI 제조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기반 실증을 통해 비즈니스 가치 창출 방향을 제시했다.

‘자동등록·연결 SDM’ 실증 프로젝트를 발표한 HS SOFT 박명석 대표는 “지금 현장에서는 특정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표준을 지키는 줄로 알고 있지만, 사실 크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데이터가 비표준화·비구조화돼 있어서 실제 AI 학습에 데이터를 쓸 수가 없다”고 문제제기했다.

사실상 표준의 핵심을 놓쳐 ‘의미없는 데이터’만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의미가 부여된 표준데이터(AAS)를 기반으로 설비의 자동연결 등을 실증했다”며, “실증을 통해 AI 적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AI 제조를 현실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는 포스코홀딩스, HD한국조선해양, LG전자에서 각각 철강·조선·가전 분야에서 AI 적용, 디지털 전환, 운영 효율화 사례를 발표하며, 데이터와 AI의 결합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비전을 공유했다.

포스코홀딩스 김무상 상무는 “포스코는 철강 제조 경쟁력과 DX의 융합으로 제조업 AI 선도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도입, 확산, 도약기를 지나 이제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상무는 “이미 2019년 AI를 활용해 노황을 자동제어하는 스마트 용광로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개의 단위공정, 품질 검사, 설비 관리 영역에 단계적으로 AI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 채규일 상무도 “HD한국조선해양도 지속가능한 조선업을 위한 FOS(Future of Shipyard)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디지털화를 넘어 2026년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황원재 상무는 “LG전자는 크게 두 개의 등대공장에 선정된 바 있다”며, “현재는 보유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의 차별화된 노하우와 DX 솔루션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산업별 데이터스페이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산업계의 발표가 끝난 뒤 중소벤처기업부 권순재 지역기업정책관은 “결국 데이터스페이스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산업 도메인별로 구축되려면 공공망 안에 있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늘 주신 숙제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상대적으로 자금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참여와 의지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 등을 최선을 다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데이터스페이스와 SDM의 결합은 생산성 향상, 탄소 감축, 공급망 효율화, 신(新)제조서비스 등 신산업 확산 등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제조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된다.

OECD는 지난 2019년 데이터 접근과 공유를 촉진할 경우, 국가 GDP의 1~4%에 해당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으며, 이는 제조업의 데이터 공유와 민관 협력이 국가 성장 잠재력 확충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관계자는 “오늘 간담회에서 밝힌 민간 실행력을 축으로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며, 오는 6일 SMATEC 2025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산업별 스케일업 전략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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