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 산업 전반의 핵심 화두로 부상하면서,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이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 확대 정책에 대응해 국내 건물형태양광 산업의 기술 방향과 시장 전략을 논의하는 ‘2025 건물형태양광 비즈니스 전략과 ZEB 의무화 대응전략 컨퍼런스(K-BIAPV 2025)’가 6일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K-BIAPV 2025 컨퍼런스는 한국건물태양광협회와 솔라투데이 공동주최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솔라아시아(SOLAR ASIA) 및 배터리아시아 쇼(Battery Asia Show) 2025’와 동시에 개최됐다.
한국건물태양광협회 김병철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OECD 평균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35%를 넘지만, 한국은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0%로 확대하기 위해선 건물형태양광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설계·시공·제품·정책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협력의 장”이라며, “BIPV 산업이 에너지 중심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혁신 아이디어가 활발히 교류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변화와 정부 R&D 로드맵, 건물형태양광 기술 혁신 가속
이날 발표자로 나선 업계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ZEB 의무화와 RE100 확산은 건물형태양광 시장의 폭발적 성장 기회”라며, ‘고효율-고안전-고디자인’ 3요소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첫 발표를 맡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PD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함께, RE100 요구와 BIPV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명 PD는 “RE100을 통한 글로벌 밸류체인 경쟁력 확보가 한국 제조업의 핵심 과제”라며, “ESS·디지털 O&M·MLPE(모듈 단위 전력소자) 등과 연계한 차세대 태양광 기술이 건물형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부의 ‘제5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 태양광 분야 로드맵’을 소개하며, △초고효율 탠덤전지 △용도별 건물형 시스템 △디지털 기반 O&M △탄소저감형 전주기 기술 등 4대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건물형 태양광의 모듈 수명을 50년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발코니형 플러그인 모듈 등 BAPV 신시장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주택형 BIPV, 설계·시공 표준화 시급
롯데건설 문정수 팀장은 공동주택에 BIPV 시스템을 적용할 때의 주요 설계 및 시공 이슈를 짚었다.
문정수 팀장은 “입면·창호·발코니 등 적용 부위별로 화재안전성, 구조하중, 유지보수 접근성 등이 달라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건축적 통합 설계와 공법별 KS 인증체계 마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스퀘어이앤씨 박노호 대표는 ‘탄소중립과 ZEB에서 건물태양광의 역할과 기술동향’ 발표에서, “ZEB 인증을 위해선 신재생에너지의 기여도가 핵심이며, 태양광은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한국에너지공단 기준을 인용하며 “BIPV는 1kW당 설치비가 높지만 연간 5,600kWh 이상의 생산 효과로 에너지자립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컬러·디자인 BIPV 확산, 건축자재와의 융합 강화
에스지에너지 김원영 이사는 화이트·컬러·이미지형 모듈 등 디자인 BIPV 제품군의 상용화 동향을 소개했다.
김 이사는 “BIPV는 단순한 발전기에서 건축 디자인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Nano Ceramic Coating과 Dot Printing 기술을 적용한 3세대 BIPV 모듈이 건축물 외장재 시장과 융합되며, 내화성능(EN 13823, KS F 8414)과 미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국내 KS C 8577 인증을 받은 내화형 BIPV가 늘면서, ZEB 인증과 연계된 시장 진입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IEC62446 기반 검사·O&M 자동화 등 디지털전환 가속
에스테코 최훈주 대표는 태양광 플랜트의 품질확보를 위한 IEC62446 시운전 검사 및 디지털 O&M 플랫폼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최훈주 대표는 “산단 지붕형 PV의 MLPE(마이크로인버터, 옵티마이저) 실증과 통합관제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핵심”이라며, “AI 기반 발전량 예측과 VPP(가상발전소)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대표는 “디지털 O&M은 고장 예지와 원격제어를 가능케 해, 인력 의존적인 유지보수 체계를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안전·인증 체계 강화, 신뢰 확보 관건
방재시험연구원 박계원 수석연구원은 “준불연·불연 등급의 내화 성능 확보와 함께 실규모(Mock-up) 화재시험을 통한 제품 인증이 필수”라며, BIPV 화재안전 시험 결과를 공유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태양광 모듈 내 단락·커넥터 불량이 주요 발화 원인으로, 전기적·건축적 통합 테스트 기반의 인증센터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ZEB 인증과 시장 활성화, 제도 개선 병행돼야
마지막 발표를 맡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박덕준 제로에너지빌딩센터장은 ZEB 인증체계 내에서 BIPV의 역할을 설명했다.
박덕준 센터장은 “2025년부터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물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ZEB 의무화가 확대된다”며, “BIPV 적용 시 에너지자립도 향상뿐 아니라, 인증 등급 가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정책적 인센티브와 더불어 시공 표준화·경제성 평가·화재 안전 검증이 병행돼야 BIPV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