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RE100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산단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확대와 PPA 거래 중심의 구조적 변화가 이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6일, 고양 킨텍스 212호에서 개최된 ‘PV_PPA코리아’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좀 더 심도 있게 다뤄졌다. ‘RE100 스마트산단 태양광발전과 고수익 PPA 사업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올해 16회를 맞이한 ‘솔라아시아(구 세계태양에너지엑스포)’와 동시개최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PPA 시장은 단순한 전력거래를 넘어 신뢰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력 소비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경기도 김연지 에너지산업과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의 경기RE100 핵심 전략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기후위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경기도의 ‘경기 RE100’ 추진 전략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경기 RE100’은 도내 기업과 기관이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시행 1년 만에 160만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경기도는 공유부지를 활용한 태양광발전 확충과 더불어 참여 기업을 위한 모니터링 및 관리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실질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영상 인터뷰를 통해 주민참여형 RE100 확대 전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전력거래소 김은철 전력신사업팀장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직접전력거래제도(직접PPA)’ 강연에서 기업의 RE100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직접PP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접PPA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제도로, 전력시장 외 거래를 예외적으로 허용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김 팀장은 “RE100 확산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력계통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공급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공급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민간 주도의 제도 운영을 위한 기반 조성과 인증기준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고성훈 대표는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전망하는 PPA 시장’ 강연에서 기업의 RE100 달성과 탄소 감축을 위한 효율적 수단으로 직접전력거래제도(C-PP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직접 PPA는 장기계약을 통해 전력요금 변동성에 대응하고, 추가성(Additionality)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기업 맞춤형 계약 구조와 정산 유연성을 소개했다.
현대건설 송기섭 책임매니저는 ‘전력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PPA 전략과 전기공급사업자의 역할’ 강연에서 전력시장 변화에 대응한 PPA 전략과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의 역할을 제시했다.
송 책임은 “PPA는 단순한 전력거래를 넘어 신뢰·투명성·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민간시장 생태계”라며, 기업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선택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Aggregator 기반 VPP 모델, 전력중개거래사업, ‘굿뉴스에너지’ 플랫폼 등을 통해 중견·중소기업까지 참여 가능한 PPA 생태계를 확장하며, 2030년까지 6GW 규모의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화웨이기술 김노영 과장은 ‘지붕형 태양광을 위한 DC측 안전성 고도화 솔루션과 공장용 ESS 적용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디지털 기술과 전력전자 기술의 융합을 통한 ‘제로카본 에너지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 기반 안전기술(SSLD, SCLD, DC-to-Ground 보호 등)을 통해 화재 위험을 최소화하고, 99.999%의 신뢰성을 확보한 고효율 인버터를 소개했다. 특히, 전기차충전소(EVCE)용 ESS 설비를 통한 전력망 제약 회피와 충전인프라 적시 확충의 국내 ESS 연계 비즈니스 전략을 강조해 설명했다.
김 과장은 “PV와 ESS의 결합이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이라며, “안전성과 효율을 겸비한 지능형 에너지 인프라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강연으로 ‘지붕형 태양광의 누수 원인과 해결책 제안(DS솔라루프)’를 주제로 발표한 디에스강재(DS강재) 이기준 이사는 지붕형 태양광의 구조적 한계와 누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샌드위치 패널의 취약한 결합 구조와 하중 변형으로 인한 누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솔라루프 2.0’은 철기둥 구조 기반의 완전 방수 시스템과 18kN 인장력을 갖춘 보강 설계를 도입했다. 또한 수밀·풍동·하중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며, 태풍급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입증했다. 덧씌움 시공 방식으로 기존 지붕 철거 없이 시공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며, 원자 시공(현장생산)으로 겹침 부위 없이 시공이 가능하다.
루모라 김형준 대표는 ‘성공적인 PPA 이행을 위한 금융 전략’ 강연에서 재생에너지 시장 재편과 함께 금융 접근성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모라는 RPS 제도 일몰 이후 REC 중심 수익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현물시장 수익과 PPA 기반 금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PF 조달을 위해 공급사업자의 신용등급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Aggregated PPA(집합형 PPA)를 통해 다수의 오프테이커와 발전소를 묶어 리스크를 분산하고 금융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는 중소 발전사업자의 자금 조달 한계를 완화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루모라 김형준 대표는 “현재 시장은 다양한 신용도를 가진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가 운영되고 있다”며, “향후에는 PF 등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가능한 높은 신용도를 보유한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솔라리스 김성우 변호사는 ‘안정적인 PPA 사업 추진과 운용을 위한 A to Z’ 강연에서 직접전력거래제도(PPA)의 구조적 이해와 법적 리스크 관리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는 PPA 계약을 제3자, 직접(On·Off-Site), VPPA로 구분하며, 사업자는 전력시장 절차와 법적 요건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급망 관리 의무, 초과 발전량 및 REC 처리, 연간 보장공급량 미달, 계약 당사자의 이탈, 손해배상 등 핵심 분쟁 이슈를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며 “PPA는 20년 이상 장기계약이 일반화된 만큼 사전 계약 구조화와 대체자 조항 마련이 안정적 사업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한전전력연구원 조성수 수석연구원은 ‘태양광 PPA의 전력계통 이슈 및 안정적 운영방안’ 강연에서 RE100 확산에 따른 계통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는 스마트 인버터의 확대와 역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더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역송 병렬 형태의 계통연계에서 발생하는 과전압, 인버터 트립, 출력제한 등 주요 문제를 제시하며, 스마트 인버터의 Volt-Var, Volt-Watt 제어 기능과 ESS 결합을 통한 유연한 전력관리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LVRT·LFRT 기능 강화, 유연접속제도 도입 등을 통해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신재생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전력품질과 계통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태양광 PPA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