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이끄는 해상풍력 시장,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나
  • 이건오 기자
  • 승인 2018.08.04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청정에너지 발전으로 국제적인 에너지전환의 기조에 따라 주력 신재생에너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태동기를 거친 유럽의 해상풍력 시장은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지난 3년간 비약적인 성장세에 있다.

유럽 해상풍력 시장은 보조금 없을 정도로 경쟁력 갖춰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유럽의 해상풍력 시장은 보조금 제로 프로젝트가 등장할 만큼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속되는 급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으며, 최근 유럽의 성공적인 경험 사례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해상풍력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은 18.8GW로 2011년 대비 4.6배로 확대됐다. 이는 연평균 29% 증가하고 있는 수치로 2020년까지 신규용량 15GW 이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세계 해상풍력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에서 신규 투자가 대폭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2015~2017년 유럽에 설치된 신규 용량은 7.8GW에 달하고, 2018~2020년까지 약 10GW의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해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은 18.8GW로 2011년 대비 4.6배로 확대됐다. [사진=dreamstime]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상풍력은 터빈과 풍력단지의 대형화, 공급사슬 성숙, 설치·물류 효율성 증가 등에 힘입어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며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 대비 투자비용이 높지만 소음이나 부지확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대형터빈 설치와 단지 대형화가 용이해 경제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이다.

보고서에서는 세계 해상풍력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kWh당 2010년 0.17달러에서 2016년 0.14달러로 떨어졌는데, 2020~2022년에는 추가로 30~60%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신규 원전보다 저렴한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고,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보조금 제로’ 프로젝트도 등장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고압직류전송(HVDC), ESS, IoT 등의 기술 발전이 더해지면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한층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유럽의 풍력 발전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에서 발표한 주간 산업분석 보고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상반기 풍력발전 신규 설치량은 4.45GW로 집계됐다. 육상풍력 3.33GW, 해상풍력 1.12GW의 신규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갔으며, 2017년 상반기에 6.10GW가 신규 설치됐던 것과 비교하면 27% 감소한 수치로 확인된다. 육상풍력의 경우 독일 1,626MW, 프랑스 605MW, 덴마크 202MW 순이었으며, 해상풍력은 영국 911MW, 벨기에 175MW, 덴마크 28MW 순으로 많은 설치량을 기록했다.

WindEurope은 상반기 신규 설치량을 바탕으로 2018년 예상 설치량을 13.5GW로 전망했다. 이는 2017년 16.8GW에 비해 20% 감소한 수치로 해상풍력의 경우 2017년 3.15GW에서 3.30GW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육상풍력이 2017년 13.64GW에서 10.20GW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서남해에 구축 중인 해상풍력 기초구조물 공사현장 [사진=한국해상풍력]

프랑스의 경우 지난 8개월 동안 행정적 문제로 인해 신규 발전허가가 한 건도 발급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신규 설치량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2019~2020년 신규 설치 대상 경매 절차가 아직 개시되지 않고 있어 각국의 둔화된 행정 절차가 전반적인 신규 설치 속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상반기 유럽에 신규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소 중 81.3%가 영국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7년 전체 신규 해상풍력 발전소의 53.2%가 영국에 설치된 것과 비교하면 영국의 편중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영국과 함께 유럽의 해상풍력을 견인하던 독일은 올해 상반기에 단 한 건의 해상풍력 발전소도 완공되지 않았다.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 등 해상풍력 육성 정책을 발표한 다른 유럽 국가들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와야 해상풍력 발전도 안정적인 설치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독일의 경우도 최근 신규 입찰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65%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 지속 가능한 육상 및 해상풍력 설치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면, 유럽에서 사업성이 증명된 해상풍력이 아시아에서도 시장성을 갖추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10GW 착공, 5GW 완공 계획을 갖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탈원전을 추진 중인 대만에서도 해상풍력 설치 목표치를 3.5GW에서 5.5GW로 늘린 가운데 유럽과 현지 업체들의 투자 행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과 우리나라 또한 해상풍력에 큰 관심을 갖고 정책 지원 등 주력 에너지전환의 하나로 보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터빈 제작 역량이나 해상풍력 개발·운영 경험 부족, 관련 인프라 미흡, 유럽과 다른 지리·기후적 특성 등 해상풍력 시장의 확대에 대한 허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