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 사진 =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국내 증시가 활황을 맞으며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 가운데, 전산 장애, 미수금 청구, 복합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등 각종 금융사고도 함께 늘어나면서 증권사에 대한 분쟁 조정 신청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증권사 21곳을 대상으로 접수된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총 1611건으로 전년 동기(1103건) 대비 46% 증가했다. 중복된 사건을 제외한 순수 건수도 1416건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938건) 보다 51%나 늘어났다.

키움증권 전산장애에 신청 ‘폭증’…NH투자증권 공모주 혼선도 영향

분쟁 조정 신청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상반기에만 무려 615건이 접수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331건 ▲NH투자증권 267건 ▲삼성증권 80건 ▲미래에셋증권 54건 ▲하나증권 52건 ▲메리츠증권 39건 순이었다.

특히 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7588%나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단 8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607건이나 늘었다. 이는 4월 발생한 대규모 전산장애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매수·매도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오류가 이틀간 발생해 투자자들의 민원이 대거 제기됐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4월 발생한 전산 장애로 민원이 크게 늘었지만, 관련 투자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역시 분쟁 조정 신청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증권사 중 하나다. 작년 상반기 62건에서 올해 267건으로 205건(331%) 증가했다. 이는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 변경 혼선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씨케이솔루션 공모주 청약 당시, 일반 청약 배정 수량을 45만 주로 안내했다가 마감 직전 37만5000주로 수정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경쟁률도 2196대 1에서 2635대 1로 급등하는 등 시장에 혼선을 야기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주 관련 특정 사건으로 일시적으로 민원이 증가했지만,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업무 개선은 완료했다”고 말했다.

실적 늘었지만 민원도 증가…금감원 “전산사고 고위험사 집중 관리”

국내 증시 호조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실적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 21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775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969억원) 대비 7%(1785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거래량 증가와 함께 전산 사고 및 고객 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건수는 총 5만7359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9% 늘었다.

특히 금융투자 부문 민원은 5131건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18.9%, 자산운용사는 66.7%, 부동산신탁사는 6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증권사를 ‘고위험사’로 선별해 집중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열린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제고 워크숍’에서 금융감독원은 전산 사고 방지를 위해 전담 검사역을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운 금융감독원 IT검사국 팀장은 “리스크 대응이 미흡하거나 중대 사고가 발생한 금융투자회사에 대해서는 즉시 검사와 엄정한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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