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49%) 오른 4170.63로 종료했다. / 사진 = 연합뉴스<br>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49%) 오른 4170.63로 종료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75.4원을 기록하며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67.7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환율은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 146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1465.7원) 대비 3.3원 상승한 1469.0원으로 출발했다. 장 초반 1470원을 돌파한 뒤 오전 10시 27분에는 1475.4원까지 치솟았다. 전날에도 장중 1470.0원을 기록하며 7개월 만에 1470원선을 넘어섰다.

이번 환율 상승은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와 일본의 엔화 약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12일(현지시간) 임시 예산안을 찬성 222표, 반대 209표로 통과시켰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밤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43일간 이어진 사상 최장기 셧다운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기대감이 미국 경기 회복 기대를 높여 거주자의 미국 주식 투자와 이에 따른 환전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까지 겹치며 환율 상승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 또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내비치면서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것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역외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엔화 약세 흐름이 동조되면서 환율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세 부재와 달러 매수 심리가 맞물리며 환율 상단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15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환율이 점차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셧다운 종료로 경제지표 발표가 재개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는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달러 인덱스가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환율 하락 전환의 계기는 빠르면 다음 주 발표될 미국 9월 고용보고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급등 시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한다”며 “환율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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