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하며 연 2.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와 수도권 집값 상승세 등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7월과 8월에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금리 동결을 지지했으며, 1명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신성환 위원이 인하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 가계부채·집값 동향이 정책 결정에 큰 영향

한은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이후 일시적인 안정세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성장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내수를 중심으로 일부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거래량이 다소 둔화됐고,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도 축소됐다”면서도 “서울 지역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금리만으로 집값을 억제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며 “아직 가계부채가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 가계신용 증가, 주담대·기타대출 모두 상승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4조6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4조9000억원, 기타대출은 8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성장률·물가 전망 상향…금리 인하 여지는 유지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하반기부터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통위원 중 5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을, 1명은 동결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1.6%로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올해는 기존 1.9%에서 2.0%로, 내년은 1.8%에서 1.9%로 각각 상향했다.

이 총재는 “11월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바뀔 경우, 통화정책 기조 역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더스트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