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로 시작해 장중 3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 사진 = 연합뉴스&nbsp;<br>
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로 시작해 장중 3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에 휘청이며 장 초반 4000선을 내준데 이어 3900선도 무너졌다.

5일 한국거래소와 KB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4.20포인트(3.74%) 내린 3967.5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66.27포인트(1.61%) 낮은 4055.4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지난달 27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준 뒤 바로 3900선 이하로 밀려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54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날에 이어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2조 2280억원을 순매도해 4년 3개월 만에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82억원, 3261억원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4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2.04% 급락하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Blackwell)’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했다. 테슬라도 일론 머스크 CEO의 1조 달러 규모 보상안을 주요 주주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반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5% 급락했다.

여기에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가 “앞으로 12~24개월 내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국 AI 관련주의 변동성이 겹치면서, 그간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4.77%)가 급락하며 10만원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5.63%)도 55만원대로 밀렸다. 테슬라 급락의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2.43%), 삼성SDI(-7.41%), POSCO홀딩스(-3.84%) 등 2차전지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3.80%), 기아(-2.19%), 두산에너빌리티(-7.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6%) 등 주요 대형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셀트리온(0.85%), 삼성화재(0.67%), 메리츠금융지주(0.53%) 등 일부 종목은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76%), 건설(-3.98%), 운송장비(-3.96%) 등이 내리고 있으며, 통신(0.69%), 제약(0.17%) 업종은 오름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76포인트(3.75%) 하락한 891.81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7.29포인트(0.79%) 낮은 919.28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900선을 내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73억 원, 60억원 순매도 중이며, 개인은 1859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3.83%), 에코프로(-4.49%), 알테오젠(-2.73%), 펩트론(-4.60%), 에이비엘바이오(-4.77%) 등이 하락세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한때 1446.3원까지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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