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출렁이며 장중 한때 3800선까지 밀려났지만, 개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4,0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에 마감했다. 장 초반 66.27포인트(1.61%) 하락한 4055.47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3867.81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27일 장중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에 3800대로 밀려난 셈이다. 이날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면서 사이드카(호가 일시정지 장치)가 7개월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수급을 보면,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2조518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도 794억원을 팔았으나, 개인은 2조565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NAVER(4.31%)만 상승했다. 반면 한화오션(-7.47%), HD현대중공업(-6.88%), 두산에너빌리티(-6.59%), HD한국조선해양(-6.34%),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4%), HD현대일렉트릭(-5.45%), SK스퀘어(-5.11%), 삼성전자우(-4.88%), 삼성전자(-4.10%), 기아(-2.97%), 현대차(-2.72%) 등 대부분의 대형주가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보험(1.49%)과 통신(0.83%)만 상승했고, 기계장비(-5.56%), 운송장비·부품(-4.96%), 건설(-3.72%), 화학(-3.50%), 제조(-3.22%), 금속(-3.18%), 의료정밀기기(-3.06%), 전기가스(-3.03%), 전기전자(-3.01%)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4.68포인트(2.66%) 내린 901.89로 마감했다. 장 초반 919.28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870선까지 밀렸다가, 마감 무렵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9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597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422억원, 개인은 5645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디앤디파마텍(6.31%)과 HLB(1.49%)가 상승했다. 반면 로보티즈(-9.85%), 레인보우로보틱스(-7.38%), 이오테크닉스(-6.98%), 에이비엘바이오(-6.65%), 리노공업(-5.94%), 보로노이(-5.25%), 파마리서치(-4.87%), 코오롱티슈진(-4.50%), 알테오젠(-3.64%) 등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나타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신고가 랠리를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의 낙폭이 커지며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지수도 연동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20일선(3871포인트) 부근에서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고, 결과적으로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또 “코스피가 4000포인트 돌파라는 상징적인 성과를 달성했지만, 국내외 실적 시즌과 맞물리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소멸된 점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조정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 증시는 여전히 강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일 뿐 조정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도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매도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장 막판 1450원을 터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5원 오른 1449.4원에 마감하며, 지난 4월 11일(1449.9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1450원을 돌파한 것도 지난 4월 11일(고가 1457.2원)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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