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와 재계가 국내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중심으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국내 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요일인 16일 재계 총수들과 만나 "정부는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7명의 총수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도출 과정에 대해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으나,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 방어를 아주 잘해 낸 것 같다”고 평가하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관세가 올라갔다지만 전 세계가 똑같이 당하는 일이어서 객관적 조건은 별로 변한 게 없다”며 “변화된 상황에 신속히 적응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국내 투자 간 균형 문제를 언급하며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국내 투자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제가 세금 깎아달라는 얘기는 별로 안 좋아한다. 세금 깎아가며 사업해야 할 정도면 국제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그보다 필요한 건 규제다. 완화·철폐 등 필요한 부분을 지적해주면 신속히 정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연구개발(R&D) 분야 지원과 위험 부담 분담 방식 도입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 재계 총수들 “국내 투자·고용 확대…약속 지키겠다”

재계는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각 사의 투자 및 채용 계획을 공유하며 적극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은 투자 확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지난 9월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을 국내에서 고용하고, 연구·개발(R&D)을 포함한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원래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으나 예상 비용이 점점 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약 600조원 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어 “매년 8000명 이상 채용해 왔고, 이를 통해 연 1만4000∼2만명의 고용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매년 25조원씩, 총 125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난해보다 확대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올해 7200명이던 채용 규모를 내년 1만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을 통해 수출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이 중 60%를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은 “조선업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미국 필리조선소에 7조원 이상 투자하고,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도 향후 5년간 1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향후 5년간 15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에너지 및 AI·기계로봇 분야에 8조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스타트업과 함께 운용 중인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재계는 이번 후속회의를 계기로 관세 문제 대응뿐 아니라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인력 확보, 지역 균형 발전 등 전방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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